[종합] 김오수 검찰총장 "법과 원칙 따라 임무 수행" 사퇴거부…험로 예상

입력 2022-03-16 15:58수정 2022-03-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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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고검·지검 청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년여 남은 임기 동안 김 총장이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총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자칫 식물총장으로 전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총장은 16일 대변인실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사퇴설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사퇴압박을 일축한 셈이다.

앞서 전날 윤석열 당선인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김 총장은)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은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새 정부 차원의 사의 압박이라는 해석도 많았다.

검찰총장 거취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상황은 다르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부당압박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전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게 사표를 요구했다가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김 총장이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임명된 검찰총장 22명 중 임기를 마친 검찰총장은 8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교체 시점에서는 5명 중 3명이 물러났다.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 김두희 전 검찰총장은 취임 3개월 만에 물러난 바 있다. 영전 사례이긴 하나 김대중 정부에서도 전 정권에서 임명된 김태정 전 검찰총장이 임기 2개월여를 앞두고 법무부 장관에 올랐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김각영 전 검찰총장이 임기 4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 때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새 정부와 1년 4개월가량 발을 맞추다 물러났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는 검찰총장이 공석이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때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사퇴했다.

김 총장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험로가 예상된다. 김 총장 임기는 내년 5월 31일까지로, 향후 검찰 고위간부 인사 등에서 대검 요직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윤석열 정부와 긴밀한 인물이 채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계기를 고려하면 김 총장 임기와 역할을 지켜주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으로 정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검찰총장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김 총장 손발을 묶으면 윤 당선인의 기존 논리가 깨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정부와 검찰 갈등) 당시 평검사부터 고위 간부까지 성명서를 내는 등 검찰 내부가 결집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검찰총장을 무력화하는 등 검찰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에서 갈등이 재현될 경우 조직 반발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윤 당선인을 둘러싼 수사나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남아있는 수사 진행에 따라 김 총장의 자리보전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윤 당선인과 대립각을 보였던 검사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규원 춘천지검 부부장검사는 대선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징계 절차와 ‘윤중천 허위 보고서 작성’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사표 수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된 이성윤 서울고검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등도 험로가 예상된다. 김관정 수원고검장은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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