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역할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구심점을 잃은 민주당이 10만 신규당원의 열기를 이어받아야한다는 의견이 분출하는가 하면 등판론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대선이 끝난 후 엿새 동안 더불어민주당에 11만명이 넘는 당원이 신규 입당한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3월 10일부터 15일까지 엿새 동안 11만 7700명이 새로 입당했다”고 말했다. 차기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소 표차로 석패한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이번 지방선거를 돌파해야 수도권에서 선방할 수 있다”며 “최근 여성 젊은 당원이 10만명 입당했다. 이 열기를 온전히 받아 지방선거를 잘 이끌 분은 이재명 상임고문”이라고 ‘이재명 비대위’를 띄웠다.
이 상임고문에 직접 의사 타진을 해봤느냐는 질문에는 “두 번 정도 전화를 해서 상황이 엄중하니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을 드렸지만 어떻게 답을 하겠느냐. 패장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힘들기 때문에 답은 못하고 계시다”며 “그래서 당에서 이 상임고문을 추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을) 설득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수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밤 라디오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이 뵈러 온다면 만나실 의향은 있나’란 질문에 “찾아오면 만나야지”라며 흔쾌히 만날 의사를 드러내 민주당의 조력자로 나설지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상임고문에 대해 “그 사람도 나이가 있으니까 정치적인 재기를 꿈꿀 텐데 어떤 방법을 통해 재기를 하느냐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달려 있어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이재명 역할론을 의식했다. 이 상임고문도 대선 직전인 지난 4일 선거 유세 중 “저는 정치를 끝내기에는 아직 너무 젊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지역구의 중진 의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이 상임고문이) 지금 등판하면 안 된다”고 일각의 역할론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이어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선거가 바로 끝난 다음에 (역할을 맡으면) 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0.7%포인트의 표차지만, 진 것은 진것이기에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여론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