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11시 36분경 일본 미야기현 도미시와 후쿠시마현 소마시 등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번 강진의 진원은 후쿠시마현 앞바다로, 깊이는 약 57km, 지진 규모를 나타내는 매그니튜드는 7.4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으로 4명이 사망하고 97명이 다쳤고, 도호쿠 신칸센 열차가 탈선해 운행이 중단되는 등 강진 피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도쿄를 출발해 도호쿠 센다이로 가던 JR히가시니혼의 신칸센 야마비코223호가 시라이시자오역 약 2km 앞에서 탈선했다. 78명이 타고 있었지만,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노선은 바로 운행을 중단했고, 향후 탈선 차량 복구와 설비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노선 운행의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명 피해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지진 피해를 조사하던 4명이 사망하고, 9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주택과 도로 파손도 적지 않았다. 도호쿠 지방의 고속도로는 광범위하게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시라이시시의 도호쿠 자동차로 하차선에서는 약 50m에 걸쳐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원전 시설에도 영향이 미쳤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에 따르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보관하는 사용후연료 수조(풀)의 냉각 기능이 일시 정지했다.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5호기 터빈 건물에서는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원전 5호기,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 도호쿠전력 오나가와겐 원전 1호기의 수조 냉각 기능도 일시 정지했으나 이후 복구됐다.
다만, 도쿄전략 관내에서는 한때 2만 가구 이상이 정전돼 불편을 겪었다. 17일 오전까지 정상화했지만, 미야기, 야마가타, 후쿠시마 등 3개 현에서는 17일 오전 7시 반이 지난 시점에도 약 3만8500가구가 정전됐다고 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시노마키항에서 17일 오전 2시 15분쯤 30㎝, 센다이항에서는 오전 1시 45분쯤 20㎝의 쓰나미가 확인됐다. 기상청은 오전 5시에 미야기, 후쿠시마 2개현의 연안에 발령한 쓰나미 주의보를 모두 해제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진도 6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를 호소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처럼 일본 사회 인프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지진의 원인을 11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발생 장소는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역에 해당하는 태평양 플레이트 내부라고 분석했다. 육측 판 아래에 잠입한 태평양 판 내에서 파괴가 일어나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진원 부근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플레이트 움직임에 의해 변형이 쌓여 있는 지역이다. 도호쿠 앞바다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도 활발한 지진 활동이 계속되고 있으며, 11년 전 지진으로 쌓여 있던 스트레인(부담, 하중)이 해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장주기 지진동에 대해 흔들림 주기가 1.5~8초의 흔들림을 대상으로 강도를 1~4 단계로 나타내고 있다. 지진동의 흔들림 주기가 건물의 흔들림 주기와 가까울수록 공진하기 쉽고, 고층 빌딩의 상층일수록 크고 길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미야기현 북부에서는 흔들림 크기가 최대로 서있을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는 ‘4단계’가 관측됐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진원은 산리쿠 앞바다로, 깊이는 약 24km였다. 매그니튜드는 9.0, 최대 진도는 7이었다. 쓰나미는 후쿠시마현 소마에서 9.3m 이상, 이와테현 미야코에서 8.5m 이상이었다. 매그니튜드 9.0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였고, 1960년 칠레 지진 등에 이어 1900년 이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지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