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확산 초기부터 방역 대책을 조언해 온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정부의 섣부른 거리두기 완화가 확진자 폭증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정부가 2~3주 전부터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조심하자는 얘기보다 ‘괜찮다, 괜찮다’ 얘기하는 상황이 되면서 ‘40만 명 찍겠구나’를 예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2만1328명을 기록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주를 정점 구간 초입으로 판단했으나, 한 주 만에 확진자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정점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
그는 “총리는 코로나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팬데믹이 끝나지도 않고 정점을 찍지 않았는데, 먼저 하지 않아도 될 얘기들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충분히 걸릴 만큼 걸려서 이번 유행을 마지막 유행으로 한 번 만들고 끝내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면 절대로 이런 방향으로 끌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지침 발표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리두기 완화(8인ㆍ12시) 얘기가 벌써 나온다”라며 “정부가 방향성을 정해 놓고 간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또는 전문가들이 어떻게 얘기하나 보고 반발이 심하면 좀 움츠렸다가 반발이 별로 없으면 그렇게 발표하려고 이미 사전에 깔기 시작한다”며 “내가 지난번 6인, 10시 만들 때 (코로나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을) 관둔 이유도 그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가 더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의 방역 조건이 변하지 않는 걸 가정으로 해서 다음 주나 다다음 주를 예측하는데 또 완화를 시켜버리면 다음 주나 다다음 주 상황이 우리가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링을 빗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나마 국민이 3차까지 맞아주셔서 40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해도 의료체계가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다음 정권이 들어서는 5월쯤이면 오미크론 위기는 그래도 많이 안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