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가 6회 금리인상 시사
1980년대 급격한 금리인상
물가 잡았지만 경기침체 후폭풍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종전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끌어내리면서 계속된 제로금리 시대가 3년 3개월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추가로 6회, 내년 3~4회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가 1.9%, 내년 2.7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속도는 이전 금리인상 국면 수준을 넘어선다. 지난 2015~2018년 기준금리 인상 국면 당시 최고 수준은 연 1.00%였다.
파월 의장은 5월 양적 긴축도 시사한 상태다. 이번 FOMC 결과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황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한다.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인상이 물가를 누를 수는 있지만 경제의 수요 측면을 압박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가 침체로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로젠버그는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주택 버블을 초기에 지적한 인물이다. 그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할 수 없지만 폭풍우가 다가오고 있음을 귀신같이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로젠버그는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최고의 경제 수장’이라고 치켜세웠던 점을 지적했다. 볼커 의장은 1980년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바 있다. 결국 물가는 가라앉았지만 그 대가로 두 번의 경기침체를 맞았다.
높은 금리는 증시와 주택 시장을 타격한다. 더욱이 경제에서 증시와 주택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작년 말 기준 미국 가계와 비영리기관들이 보유한 주식 규모는 50조 달러에 달했다. 십년 전 14조 달러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도 2000년대 주택 버블 수준으로 높아졌다. 증시와 주택 시장 위축은 사람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결국 소비를 덜하게 만든다.
미국 금리인상은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준다. 지난 2년간 연준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영향으로 신흥국의 차입도 대폭 늘어났다. 채무 잔고는 2020년 말 87조2000억 달러에서 2021년 말 95조7000억 달러까지 늘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채무가 대폭 늘어난 신흥국은 자본 유출까지 우려해야 하는 이중고에 몰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