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은행들, 투자의견 줄줄이 상향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시장 방관 않으려는 움직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초만 해도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인터넷 주식에 투자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당시 JP모건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을 비롯해 중국 당국의 기업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을 이유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등 28개 인터넷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향후 6~12개월간 투자 불가”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정부가 주가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일련의 정책을 발표하면서 기술주를 포함한 중국증시 전반이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중국 경제 사령탑인 류허 부총리는 16일 금융안전발전위원회에서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고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당일에만 상하이종합지수가 3.48% 올랐고 주요 중국 기업들이 상장해 있는 홍콩 항셍지수는 9% 넘게 폭등했다. 여전히 상하이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0.7%, 항셍지수는 8.5% 각각 하락한 상태다.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공동부유’와 저탄소 정책 등 기존에 밀어붙이던 정책 속도를 늦추는 대신 출산 장려책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카드를 꺼내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제 시장은 당국의 이 같은 부양 기조가 장기적으로 유지돼 투자자들이 다시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에 몰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그럴 수 있다며 낙관하고 있다.
그간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전날 보고서에서 “경기부양책이 중국 성장률 하락을 끝낸다면 ‘입’을 통한 당국의 개입이 봄 증시 랠리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같은 이유로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발표된 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각각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마켓시큐리티의 크리스토프 바라우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통화정책이 더 완화되고 재정정책이 지탱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규제 압박이 완화하면서 중국 주식은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확산 등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준비하는 중국 정부가 결코 시장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분노를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고, 시 주석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증시에서 밀렸던 중국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