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클럽(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투자은행(IB) 발행어음 확대가 기대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말한다. 회사들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는데 최근 금리인상으로 제로금리 시대의 역마진 우려가 해소되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21일 한국기업평가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조 원 이상을 달성한 증권사의 발행어음 규모(3분기 기준)는 한국투자증권(8조2118억 원), NH투자증권(3조7899억 원), 미래에셋증권(3467억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8213억 원을 기록한 KB증권의 발행어음은 4조4577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올해 1조클럽 증권사의 발행어음 규모 확대에 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경상이익 1조3000억 원을 달성한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연 10% 적립형 발행어음 특별판매를 시작했다. 해당상품은 월 50만 원 한도로 12개월 동안 총 600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약정수익으로 최대 세전 32만3288원을 받을 수 있다.
영업이익 1조4858억 원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의 현재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연 2.30%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20조 원에 이른다.
영업이익 1조2889억 원을 달성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달 14일 1년물 3.2%의 특별 이율을 500억 원 한도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 같은 조건으로 발행한 발행어음 특판상품을 14영업일만에 조기 소진된 바 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도 발행어음 선점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2089억 원을 달성했다. 2020년 말 2조5234억 원이었던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연말 기준 4조3018억 원으로 50% 가까이 급증했다. 키움증권의 신용공여 사업 진출이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증권은 2021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111억 원을 기록했으나 대형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2018년 배당사고로 2년 이상 신규 사업인가를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 재판으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남아있다. 재판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발해어음업 신청이 불가능하다.
시장에선 올해 증권사들의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시장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외에서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출시는 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하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IB투자가 불확실한 올해도 작년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통할지, 이에 따른 실적 향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발행어음 뿐만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고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