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식량 안보’ 농업정책 ‘최우선순위’로
“곡물 수출 제한, 세계로 불안정 수출하는 것”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 부족과 치솟는 가격, 압박받는 러시아산 비료 공급 등에 식량 안보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는 아시아에서 미주대륙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수출 제한을 촉발했다.
불가리아는 국가 곡물 비축량을 늘리고자 약 150만 톤 구매를 목표로 정부 예산을 할당했다. 프랑스 사료생산업협회는 “곡물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국내 공급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매월 80만 톤의 곡물을 비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몰도바와 세르비아는 밀과 설탕 등의 판매를 제한했다.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수출 관세를 기존의 톤당 375달러에서 675달러(약 82만 원)로 인상했다. 무하마드 루트피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은 “수출 관세 인상으로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 팜유를 공급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두박(Soybean Meal)과 대두유(Soybean Oil)의 세계 최대 공급국인 아르헨티나는 최근 무역업체들의 수출 화물 등록을 차단하고 있다. 이는 수출 관세 인상을 앞둔 조치로 여겨진다. 또 아르헨티나 정부는 밀 가공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쇠고기 수출은 억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산 밀에 많이 의존해왔던 이집트는 소맥분과 렌즈콩, 밀 수출을 3개월간 금지했다.
주요 7개국(G7) 그룹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각국의 이런 보호무역주의가 식량 가격 인상을 초래해 수입 의존 국가들의 선반이 텅 비게 될 것”이라며 “무역흐름을 계속 열어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조지프 글라우버 선임 연구원은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얻는 안정은 나머지 세계로 수출하는 불안정”이라며 “이는 연쇄적인 재난”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지금까지 약 39%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