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연기 인생 무엇”…윤여정도 피해갈 수 없었던 ‘파친코’ 오디션

입력 2022-03-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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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애플TV+

데뷔 57년 차이자 한국배우 첫 아카데미 수상자 윤여정도 글로벌 대작에 오디션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3개 언어로 제작된 글로벌 프로젝트 애플TV+ 새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캐스팅을 위해서다.

최근 진행된 ‘파친코’ 화상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캐스팅 과정을 낱낱이 밝혔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를 거친 70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생애를 그린다. 윤여정은 일제강점기 고국을 떠나 일본으로 이민 간 주인공 선자 역을 맡았다.

윤여정은 “어머니한테서 그 시절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소설을) 읽고 싶지 않았다”며 “대본이 들어와 읽고 나서는 굉장히 감명받았고, 조사를 얼마나 ‘끔찍하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틀 만에 다 읽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동안은 대본이 들어오면 당연히 캐스팅된 거라고 생각했다.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다 싶어 이야기 했더니 나더러 오디션을 보라고 하더라. 애플TV+의 시스템이 그렇다더라. 그래서 처음에 ‘오디션은 좀 그렇다’고 말했다. 윤여정이 오디션 보고 떨어졌다는 소식이 한국에 전해지면 50년 연기 인생이 무엇이 될까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이야기에 윤여정은 대본을 현관 앞에 내다버리기도 했다고. 그는 “제가 영어가 능숙하지 않다 보니 말을 좀 세게하는 경향이 있다. 또 성격상 결정도 빠른 편”이라며 “오디션 소리에 받았던 스크립트 8개를 현관 앞에 내다 버렸다. 그런데 인아(이인아 PD)가 다시 주워와서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윤여정은 제작자 앞에서 연기를 선보였고, 오디션을 통해 선자 역에 캐스팅됐다.

50여 년의 경력을 지닌 윤여정의 입장에서 신인 배우가 치뤄야 할 ‘오디션’은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을 터. 그러나 미국 콘텐츠 제작 관행은 한국과 큰 차이가 있다. 캐스팅 방식 또한 그러한데, 아무리 오랜 경력을 지닌 배우라도 작품에 얼마나 적합한 지 알아보는 오디션 과정은 일종의 관행으로 볼 수 있다. 윤여정은 이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수용해 결국 작품에 합류할 수 있었다.

작품에 함께 출연하는 이민호 또한 오디션을 거쳤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상인이자 야쿠자로 살아가는 한수 역을 맡은 이민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13년 만에 오디션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 “오디션은 6차까지 진행됐는데 저는 3~4차 정도에 오디션을 봤던 것 같다”며 “제가 직접적으로 평가를 받는 기회여서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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