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와 이스라엘은 이란 문제,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사태 집중
미국 협력 대신 독립적으로 조직 운영하며 대응책 마련
바이든 정부에 대한 실망감도 회담 배경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집트와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3개국 정상은 이집트에 모여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3국은 성명을 통해 “지정학적 격변이 심한 시기에 에너지와 식량 안보에 대해 논의했다”며 “다른 지역과 세계 문제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그간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중동 동맹국으로, 최근 들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러 제재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3국 정상이 함께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UAE는 이란 문제를,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각각 책임지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 역시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스라엘과 UAE는 이란 핵합의가 복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동 패권 지형에 변화가 생길 것을 의식하고 있다. 이란이 핵합의를 복원해 이전처럼 석유를 공급하게 되면 중동 내 세력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은 이란이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등 반군 지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핵합의 복원에 반기를 들고 있다. 나아가 미사일 방어와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안보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이미 미국 내에서 로비를 시작했으며,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핵합의 복원 협상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이들은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업 대신 자체적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회담 후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지금도 이란혁명수비대는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인과 미국인을 살해하려 하고 있다”며 “모든 희생을 겪고도 핵합의 복원에 서명한다는 것은 너무 대가가 크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중동 지원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집트에선 최근 빵 가격이 오르면서 거리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어 식량난이 이란 문제 못지않게 주요 사안이다.
이집트 알-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의 압델모넴 사이드 알리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 가격을 인상하면서 중동 경제 전체를 뒤흔들었고, 지역 협력을 더 시급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