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2년째 적자에 시달리는 데다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홍원식 회장은 지난해 연봉은 7.6% 상승해 평년 수준으로 복귀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9560억 원의 매출과 7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년에 비해 0.75% 늘었지만 2019년에 비해서는 7.2%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778억 원을 기록해 직전년(영업손실 767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 부진으로는 대리점 갑질 의혹과 불가리스 사태로 불매 운동 여파가 꼽힌다. 지난해 4월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적 만회를 위한 프로모션 강화로 매출은 선방했지만, 비용은 되레 증가하며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속된 실적 부진에 직원 수는 줄고 있다. 2019년 2326명이던 총 직원수는 이듬해 2183명으로 143명이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2017명으로 166명이 더 줄었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2019년 4774만 원에서 2020년 4594만 원으로 떨어졌다가 2021년에는 다시 4800여 만 원으로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직원수가 감소하며 직원에게 지급한 전체 급여는 계속 줄고 있다. 2019년 1187억 원에서 다음해에는 1056억 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027억 원으로 더 줄었다.
실적 부진에도 경영진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줄지 않았다. 2019년까지 매해 16억1900만 원을 수령하던 홍원식 회장은 2020년 15억500만 원으로 반짝 내렸다가 지난해 다시 16억1900만 원으로 복귀했다. 급여로만 지급받았고, 상여와 기타근로소득은 없다. 증감률로 환산하면 7.6% 늘어난 것으로 직원 연봉 상승률 4.5%보다 높다.
회사 측은 “주총에서 승인된 임원 보수총액 한도내에서 임원규정 및 임원급여 테이블에 따라 회장 직급과 리더십,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급여 총액을 매월 균등하게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매각 건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불가리스 사태 여파로 지난해 5월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한앤컴퍼니에 3107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가 돌연 계약 해제를 주장한 바 있다.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이 양측을 모두 대리하며 남양유업에 불리하게 계약을 이끌었다는 이유다. 한앤컴퍼니는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하라며 남양유업과 소송전에 나섰다.
이런 와중에도 홍 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지분을 대유홀딩스에 매각한다는 상호 협력 이행을 체결했다. 이를 막기 위해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남양유업과 대유홀딩스의 상호 협력 이행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1월 승소했다. 이후 대유홀딩스는 홍 회장과 체결했던 매매예약완결권이 지난 7일부로 해제됐다고 공시하며 사실상 매각 계약 종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