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박에도…보험사, 예정이율 조정 계획 "없다"

입력 2022-03-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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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달 예정이율 조정 전수조사에도
일부 소형 보험사만 내달 예정이율 조정

금리 상승기에도 생명보험사들은 다음 달 예정이율 인상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땐 예정이율을 수차례 내려 보험료를 올린 것과 대비된다. 보험료율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금융감독원은 예정이율 산출근거 등을 전수조사하며 간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빅3(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험사는 "내달 예정이율 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통상 보험사들은 1월과 4월에 예정이율을 조정한다. 예정이율이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하향되면 보험료 인상으로, 예정이율이 상향되면 보험료 인하로 연결되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생명보험협회를 통해 내달 예정이율 조정 계획이 있는 생보사들을 조사했다. KDB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소형 생명보험사들이 일부 상품에 대해 예정이율 인상 계획을 밝힌 것을 제외하면 내달 보험료를 인하하는 보험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 "예정이율을 금감원이 관여할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산출 근거 등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 때 예정이율 하향 조정에 앞장섰다. 저금리가 계속되면 생보사들이 보험료로 지급할 수익을 달성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예정이율을 하향 조정해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를 올리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2020년 4월 보장성보험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지난해 다시 한번 2%로 낮췄다. 교보생명도 2020년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조정한 뒤, 작년 한 차례 추가 인하했다. 한화생명은 2020년 4월과 7월 연달아 예정이율을 낮추면서 기존 2.5%에서 2%로 조정했다.

이후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생보사들은 예정이율을 인상하지 않고 있다. 생보사 중 올해 들어 예정이율을 인상한 보험사는 농협생명뿐이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11월 치매보험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종신보험에 대해 기존 2%에서 0.25%p 인상된 2.25%로 예정이율을 적용했다. 예정이율이 연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통상 7∼13%가량 인상된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내달 예정이율 인상 작업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미 DB손해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은 올 초 종합보험과 자녀보험 예정이율을 기존 대비 0.25%p 인상했다.

저금리 기조에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올렸던 보장성 보험료가 정작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선 내려가지 않아 보험 가입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금리인상을 기회로 활용하는 경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어서 신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산운용 부분에서 이익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예정이율을 높이면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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