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의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3일에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4일(한국시간) 오후 2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2.19% 뛴 4만2832.69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3023.53달러로 전날보다 3.05% 급등했고, 리플은 1.36%, 에이다는 무려 13.30%나 뛰었습니다. 특히 이더리움 확장 네트워크 루프링의 기본 토큰 LRC(루프링)는 게임스톱과의 제휴 소식에 30%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하락했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의외로 정 반대 흐름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틀 전만 해도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빅스텝 예고에 긴장했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오히려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보는 모양입니다.
코인데스크는 알트코인의 최근 흐름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스크 테이킹 심리가 더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초 부진했던 가상화폐 시장에 낙관적 분위기가 돌아오고 있다고 봤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가상화폐 가격이 단기적으로 계속 오를 거랍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올해 초 3만~4만 달러 선에서 거래되더니 현재는 4만~4만5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박스권이 다소 높아졌습니다.
기술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단기 지표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케이티 스턱턴 파트너는 “4만5000달러에 근접한 최근 최고치가 긍정적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이달 초 급등은 비트코인이 5만1000달러 넘게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준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공격적인 금융 긴축이 불황을 초래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와 더불어 비트코인이 과연 금 같은 안전 자산이냐, 리스크 자산이냐 하는 오랜 논의가 과열될 조짐입니다.
아케인리서치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S&P500의 90일 상관관계는 지난 18일 0.49%로 상승,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과 S&P500의 상관관계는 비트코인 역사상 전례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연준이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지 않고 스태그플레이션을 회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경기 침체의 지표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하는 이른바 역일드는 1월 초 0.9%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단기 국채 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즉, 비트코인은 ‘디지털 안전자산’이라는 가상화폐 시장의 오랜 논란거리는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가상화폐가 진정으로 펀더멘털(=고인플레이션)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하면 좋겠지만, 아직도 가상화폐는 주식 상승에 반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리스크 자산이라는 이야기죠.
그러면, 주식 시장이 하락하는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구명줄은 과연 있는 것일까요?
일단, 제네시스글로벌트레이딩의 노엘 애치슨 마켓인사이트 책임자는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비트코인을 가치 보존의 수단으로 만든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봤습니다.
그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불확실성을 꼽습니다. 비트코인은 변동이 큰 자산으로, 불확실성이 높을 때 변동성을 이용하는 것은 경험이 아주 많은 트레이더조차 단념할 정도로 어렵다고 합니다.
애치슨 책임자는 “현재 시장에서 특히 현저한 불확실성은 주로 유럽에서의 분쟁에 의한 것”이라며 “분쟁 지역에서의 뉴스를 신뢰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전망도 시장의 큰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로 봤습니다. 지난주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이미 멍들게 한 인플레이션은 물론 향후 인플레이션에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결국,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가격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기, 혹은 새로운 거시 투자가 필요하다고 애치슨 책임자는 결론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