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화학무기 사용시 대응 예고…군사적 대응 배제 안 해
G7,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줄이기로 합의
미국과 서방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목적이 크게 3개였으며, 이를 모두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째 군사적·인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과 두 번째 러시아 경제를 무력화하고, 푸틴의 행동에 대가를 치르도록 중대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 세 번째는 나토 동맹의 동쪽을 강화하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러시아 대응 문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대로 이날 G7 정상들은 회의를 마치고 공개한 공동 성명을 통해 이미 적용한 대러 제재 확실히 이행하고 추가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정상은 또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가 되는 지속 가능한 공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면서 "공급이 중단될 때는 긴밀하게 결속하고 조정한다"고 명시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으며 영국도 연내 원유 수입을 중단할 계획이다. 다만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EU 회원국의 경우 곧바로 제재에 나서지 않고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로부터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나토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을 강화하고 동유럽 방위 강화를 위해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것에 합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충에 합의했으며 사이버 안보 분야의 지원은 물론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 공격 가능성을 대비해 관련 보호 장비를 제공하는 것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유럽 방위력 강화를 위해 현재 발트 3국과 폴란드에만 있는 나토 병력을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등 4개국에 추가로 부대를 주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주요 20개국(G20)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G20에서 퇴출당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내 대답은 예스(yes)다. 이는 G20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으며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가 동의하지 않아 퇴출하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G20 정상회의에 참석시켜 참관토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올해 G20 의장국은 인도네시아로, 오는 10월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러시아의 화학 무기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재차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대응할 것"이라면서 "대응의 성격은 그 사용 성격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나토의 군사적 대응이 선택지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대응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해 나토 군사 대응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 의원 328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제재 대상엔 러시아의 방산 관련 기업 48개와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 대표를 비롯해 수십 명의 러시아 엘리트들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