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 기간 만료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장동 의혹 재판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방대한 데다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이 여러 기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는 다음 달 1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 전 사장은 사퇴 과정과 사퇴 전후의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에 대해 증언을 할 전망이다.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본부장이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 ‘윗선’을 거론하며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황 전 사장이 물러난 뒤 민간사업자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기획본부장 4월 19일, 김만배·남욱 씨 5월 21일 등 핵심 피의자들의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주 2회씩 기일을 여는 등 재판부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재판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민걸 회계사, 하나은행 이모 부장 등의 신문이 각 두 번의 공판으로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황 전 사장의 증인 신문도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증인의 출석이 미뤄지기도 했다. 애초 재판부는 28일 공판을 열고 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하려 했으나 연기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다.
남은 증인은 쌓여 있는 상태다.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는 40여 명의 증인을 부를 예정이지만 아직 10여 명에 대한 신문을 마치는 데 그쳤다.
검찰은 최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준 정황을 담은 증거 서류들을 법정에서 제시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A'를 주고 나머지 컨소시엄에 'X'라고 기재한 평가표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결재한 문건 등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간 증인 채택 의사가 갈려 유 전 본부장 측이 퇴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