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여파' 원자재값 폭등에 건설현장 ‘빨간불’

입력 2022-03-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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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탄·철스크랩 가격 고공행진
“재료값만 3배 ↑…공사비 올려라”
공급 위축·분양가 상승 우려 커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건설현장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건설현장. (이동욱 기자 toto@)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건설현장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진행 중인 공사는 물론 계획된 착공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원유와 유연탄, 철스크랩(고철) 가격은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배럴당 65.61달러였던 원유 가격은 이달 배럴당 109.33달러로 66.6% 상승했다.

호주 뉴캐슬탄(유연탄) 5500㎉의 경우 지난해 3월 톤당 8만7000원에서 이달 35만3000원으로 305% 올랐고, 철스크랩 가격도 같은 기간 42만 원 선에서 70만 원 선으로 80% 뛰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상반기(3~8월 계약분) 대비 철물과 각재·합판 가격은 50%, 기타 잡자재 가격은 40% 올랐다. 작업자 인건비도 형틀 재래식 15%, 알폼 시공 30%, 철근 시공 10%가량 높아졌다.

시멘트 생산원료인 유연탄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시멘트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유연탄의 75%를 러시아에서, 25%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료로 시멘트 1톤을 생산하는 데 0.1톤의 유연탄이 필요하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세계 유연탄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하면서 유연탄 거래가 중단됐다”며 “최대 생산국인 호주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유연탄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제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7월(7만5000원→7만8800원) 7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2월 출하량부터 톤당 평균 9만3000원의 인상안을 레미콘업체에 제시한 상황이다. 레미콘업계 역시 건설업계에 레미콘 가격을 25% 이상 인상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가 레미콘 가격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레미콘업계도 시멘트 가격 인상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본형건축비도 오르는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발표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건설산업에 미칠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건설 생산비용은 100억 원 규모 공사 기준 건축물이 1.5%, 토목시설 3.0%, 산업시설 1.0~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공사가 본격 시행되지 않는 현재 자재수급 대란의 전조증상만을 보이나, 4월 건설 성수기에 접어들면 신규수주 포기 및 공사중단 등 최악의 사태 발생 우려가 나온다.

철근·콘크리트업계는 이달 초 20% 상당의 하도급 대금을 증액을 요구하며 일부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 37개 업체가 인상 요구에 대한 합의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계도 공사 중단의 최악의 사태를 우려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원자재 대란에 따른 공사현장 중단 시 건설산업은 물론, 관련 산업 전반에 발생할 피해를 사전에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원자재 수급난의 충격 완화를 위해 부담금·부가세 등 한시적 감면 등을 조속히 검토·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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