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부터 가파르게 늘어온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11주 만에 꺾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8만721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31만8130명)보다 13만917명 줄고, 주말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큰 월요일 기준으로 한 주 전(21일, 20만9137명)에 비해 2만1924명 적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미크론 유행이 11주 만에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국민 4명 중 1명꼴인 1200만3054명이다. 정부는 코로나의 정점으로 판단했지만, 전파력이 더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이 불안하다.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지난주 56.3%로 높아져 우세종이 됐다. 감염이 줄던 유럽 등에서 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증상이 있지만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환자가 적지 않다. 실제 감염자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확진자 증가 이후 2∼3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급증이 우려스럽다. 이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환자는 1273명으로, 2020년 1월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가장 많다. 사망자도 287명으로 누적 1만5186명을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코로나로 숨진 사람이 하루 평균 347명이다. 중환자와 사망자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각각 84.9%, 94.9%에 이른다.
코로나 유행이 정점에 도달했더라도 확진자 감소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가 수그러진 이후 빠르면 6개월 이내에 또 다른 변이가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 감염병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된다. 코로나가 창궐한 지난 2년여 동안 알파부터 오미크론까지 5개의 ‘주요 변이’가 5∼6개월 간격으로 나타났고 보면, 다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 반복적인 재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정부는 오미크론의 위험성이 여전한 만큼 확진자가 일상적으로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개편키로 했다. 현재 재택치료자의 대면진료를 위한 외래진료센터가 263개인데 앞으로 모든 병·의원에서 1차 진료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집단감염과 인력난으로 혼란을 겪는 의료기관들이 적지 않은 실정에서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코로나 확진자의 추세적 감소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행의 정점 판단은 아직 이르다. 중요한 것은 급증하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대처다. 지금 방역의 최우선 과제다.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이 급선무다. 지금까지 들어온 물량, 앞으로 도입될 물량을 합쳐도 크게 부족하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처방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