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지위 위협받는 엔화, 추가 하락할까

입력 2022-03-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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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추이 (자료=메리츠증권)
최근 지정학적, 정책적 리스크에도 엔화가 지속 절하되면서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에 의문이 제기된다. 연초 이후 달러대비 엔화 가치는 5.5% 절하되며 3월 24일 종가 기준 달러당 122.06엔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29일 “엔화가 안전자산이었던 이유는 일본의 큰 경제규모 하에서 달러, 엔화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디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국이기 때문에 달러 수급이 원활했고, 전 세계 2위 외화보유액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엔화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이들 수급환경은 팬데믹 이후 급격한 대외여건 변동으로 인해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국제유가 상승과 자동차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일본은 2021년 4월 이후 무역적자를 지속, 지난 12월부터는 2개월 연속 경상적자를 시현했다(계절조정: 12월 -3700억 엔, 1월 -1조.2000억 엔).

다른 국가들 역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엔화의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감소했다. 선물시장에서 엔화는 2021년 3월 이후 투기적 순매도포지션이 이어지고 있다.

황 연구원은 “더딘 경기 회복과 낮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일본은행(BOJ)과 주요국 중앙은행 간 정책 차별화가 전망되는 점은 엔화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본은 2020년 4.5% 역성장 이후 2021년 1.8% 성장하면서 아직 코로나19 이전 잠재성장경로로 회복하지 못했다. 또한 2월 CPI는 전년대비 0.9% 상승에 그쳤고, 그마저도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할 경우 1.0% 하락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3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엔화 약세가 일본의 경제성장에 긍정적이라는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또 다른 이유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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