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5000억 몰린 채권형펀드…경기 침체기 '피난처' 될까

입력 2022-03-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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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채권형 펀드에 일주일간 5126억 원 순유입
금리 상승에 수익률은 전체 펀드 대비 부진
곳곳서 발견되는 경기 침체 신호…‘피난처’ 될까

▲28일 기준 국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 및 수익률 현황 (출처=에프앤가이드)

채권형 펀드에 일주일 새 5000억 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은 다른 펀드 대비 부진한 모습이다. 최근 시중금리가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이면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288개의 설정액은 31조3044억 원으로 최근 일주일간 4819억 원 증가했다. 한 달로 기준을 넓히면 총 9281억 원이 순유입됐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이 일주일 사이 몰린 셈이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순유입액(307억 원)까지 합치면 일주일 동안 채권형 펀드에만 5126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수익률은 전체 펀드 대비 부진하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일주일간 -0.39% 하락했다. 국내 주식형(0.63%), 국내 혼합형(0.29%), 대체 펀드(0.24%)의 수익률을 소폭 밑돈다.

해외 채권형은 차별화가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와 대체 펀드가 각각 2.74%, 1.03%의 수익률을 낸 데 반해 해외 채권형 펀드는 -0.09%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의 부진은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라 시중금리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금리가 뛰면 채권값이 떨어져 투자 매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도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연일 오름세던 국고채 3년물은 전날 하루 동안 0.242%포인트 폭등해 연 2.727%에 장을 마쳤다. 미국 국고채 3년물도 2.7%를 웃돌았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금리 상승세가 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연준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무게를 두면서 변동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더해 국내에서는 적자 국채 우려가 부담을 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위한 50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시중금리 상승세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물가 상승 우려, 국채 물량 부담을 반영하고 있지만, 속도와 폭이 다소 과도하다”며 “단시일 내 분위기 반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채시장에서는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넘어서거나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는 등 경기 침체의 신호가 발견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와 연준의 긴축이 시장 예상보다 계속 강하면 경기 기대는 낮아지고 채권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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