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다 성인이 다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많을 수록, 이주민에 노출되는 빈도가 적을 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낮았다.
30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수용성이 청소년은 71.39점인데 반해 성인은 52.27점에 그쳤다. 이 격차는 직전 조사인 2018년(청소년 71.22점, 성인 52.81점) 이후 더 커졌다.
다문화수용성 지수는 외국 이주민과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다문화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다는 의미다. 6점 만점을 기본 척도로 조사해 구성요소에 따른 가중치를 둬 100점 만점의 종합지수로 산출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중학생은 73.15점으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49.98점으로 가장 낮았다.
극명한 차이는 ‘교류행동의지’ 항목에서 드러났다. 이는 ‘이주민과 친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를 뜻하는 것으로 청소년은 78.09점을 기록해 전체 조사 항목 중 가장 높은 반면, 성인은 38.76점으로 가장 낮았다.
난민에 대한 인식 차도 컸다. 청소년은 54.6%가 난민 수용에 동의했고, 64.1%는 인도적 지원에 찬성했다. 반면, 성인은 각각 33.7%, 43.0%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성인의 경우 다문화학생이 자녀와 같은 반 학생이 되는 것(18.8%)보다 외국 이주민이 나의 상사가 되는 것(45.2%)을 더 불편하게 생각했다.
여가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주민과의 교류 기회가 더 줄어들면서 외부에 대한 개방성이 떨어지고 다문화수용성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다문화교육을 받거나 관련 자원봉사, 동호회에 참여하는 게 다문화수용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관련 정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우선적으로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무자를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교육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19~74세 성인 5000명과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청소년 5000명, 총 1만 명을 대상으로 △문화개방성 △국민정체성 △고정관념 및 차별 △일방적 동화 기대 △거부회피 정서 △교류행동의지 △이중적 평가 △세계시민 행동의지 8가지 요소 측정값을 종합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