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브리저튼은 조용-코다·파친코 연일 호평…애플TV, 넷플릭스 넘을까?

입력 2022-03-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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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그건 어디 거야?”

재미있다는 드라마·영화를 추천받으면 이제는 꼭 그 출처를 물어야 하는데요. 지상파 3사·케이블·종편은 그저 기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넘치는 채널에서 추천받은 작품을 하나하나 찾는 수고를 덜하려면 말이죠. 쏟아지는 글로벌 OTT 속 ‘독점 콘텐츠’ 대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즘 뜬다’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이들 가운데서 나옵니다.

한국인들의 어깨를 한껏 솟아오르게 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그야말로 진정한 ‘대박’이 무엇인지 알게 했는데요.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 관련 서비스를 진행하며 ‘돈이 되는 것’을 일찍 깨달았죠. 곧바로 한국 드라마 시장에 직접 제작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5년간 77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규모를 넓히다 ‘오징어 게임’의 대박 성공으로 ‘K-컬쳐’에 무한한 신뢰를 보냈는데요. 지난해에만 약 55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넷플릭스의 이런 성공, 당연히 후발 OTT도 동참해야겠죠. 글로벌 OTT의 한국 콘텐츠 사랑이 이어지며, 이번에 또 하나의 ‘대작’이 탄생했는데요. 바로 애플TV의 ‘파친코’입니다.

‘파친코’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데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꿈과 희망을 담았습니다. 한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한국 드라마’가 아닌 ‘미국 드라마’의 한국어 작품이죠. 이민진 작가가 애플TV의 드라마 제작을 허락한 이유는 주인공을 모두 아시아계 배우로 하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베스트셀러인 ‘파친코’를 드라마화하겠다는 제안은 많았지만 모두 백인 배우로 기용을 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파친코’는 무려 10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는데요. 역사학자 16명의 조언을 받은 캐나다 벤쿠버의 세트장만 보더라도 그저 입이 떡 벌어집니다. 조선과 일본의 공간적 배경뿐 아니라 실제 소품과 물고기까지 모두 다 철저한 작업을 거쳤죠. 출연진들 또한 세트장의 규모에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는 후일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노년의 선자(윤여정 분)와 손자 솔로몬(진하 분)의 이야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교차하는데요. 한 세대에서 일어난 일이 다음 세대에게 미치는 여파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게 표현했다고 하죠. ‘파친코’는 25일 공개 직후부터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유력 비평 사이트인 인디와이어는 “섬세하고 부드럽게 전개되지만, 강렬함이 공존한다”고 했고요. 롤링스톤은 “원작 소설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했다”고 전했죠. 영국 BBC는 “눈부신 한국의 서사시”, 영국 유명 음악 매거진 NME에서는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대표적인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신선도 100%를 기록했는데요.

아직 3편까지만 공개된 ‘파친코’. 다음 달 1일부터 1편씩 차례로 8화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호평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파친코’ 전 애플TV의 화제작은 영화 ‘코다’였는데요. 28일(한국시간)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 3관왕을 수상한 영화죠. ‘코다’는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영화 중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은 기록을 세웠는데요. 이는 넷플릭스도 오르지 못한 자리였습니다.

이날 남우조연상을 받은 ‘트로이 코처’를 호명한 시상자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바로 ‘파친코’ 주연 윤여정이었습니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이날 시상자로 나서 ‘애플TV 식구’인 코처를 호명했죠. 특히 윤여정은 청각장애인인 코처를 배려해 수어로 수상자를 발표했고, 양손으로 수상 소감을 전하는 코처를 위해 잠시 트로피를 대신 들어줘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처럼 넷플릭스 후발 주자인 애플TV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넷플릭스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11월 700달러(약 84만 원)를 넘보던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 1월 실적 발표를 전후해 곤두박질치면서, 현재 주가는 반 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아카데미 첫 작품상도 애플TV에 내줬죠.

‘파친코’와 같은 날 공개된 넷플릭스 ‘브리저튼2’은 전작 반응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데요. ‘브리저튼2’에서는 주인공이 ‘다프네(피비 디네버 분)’의 친오빠인 ‘앤소니’(조너선 베일리 분)로 바뀌었을 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전작과 동일하고, 신선함도 덜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앤소니’가 진지한 결혼 상대를 찾아 나서는 과정의 에피소드인 ‘브리저튼2’를 두고 가디언은 “즐거움도 정사도 적어졌다”, 마리끌레르는 “모든 것이 우리가 아는 것”이라는 진부하다고 비평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물론 아직 넷플릭스의 아성은 여전합니다. 애플TV는 미국 OTT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하고, 글로벌 유료 가입자도 2000만여 명 수준이죠. 반면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11배가 많은 2억 2000만여 명입니다.

거기다 넷플릭스는 약 4000여 편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고, 디즈니 플러스 또한 1만6000여 편의 콘텐츠가 제공되는데요. 반면에 애플TV는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서비스 하기 때문에 약 70여 편의 작품이 전부입니다. 이에 애플TV는 ‘양보다 질’로 승부할 수밖에 없죠. ‘작품성’을 무기로 다가온 애플TV. 그 선택에 ‘K-컬쳐’ 또한 빛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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