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이 한국시간 2일 새벽 1시에 카타르 도하 국립컨벤션센터(QNCC)에서 진행된다. 지난달 31일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세 국가를 제외한 상태로 1~4포트 배정까지 완료된 만큼 어떤 상대를 만날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조별예선을 2위로 통과하며 포트3에 안착했다. 지난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이전까지 홈 2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하는 등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29위까지 끌어올린 결과다. 포트3에 속한 한국은 어떤 국가들과 같은 조에 편성될까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알아본다.
기본적으로 카타르 월드컵에는 총 32개 국가가 출전한다. 32개 국가는 4개 국가씩 묶여 8조까지 조를 배정받는다. 이번 대회는 32개국 체제의 마지막 대회로 다음 대회부터는 48개국이 월드컵에 참가한다.
한 조에는 각각 1~4포트에서 한 국가씩이 뽑힌다. 각 포트는 대회 직전인 2022년 3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다만 FIFA 랭킹으로만 조를 추첨할 경우 하나의 조에 특정 대륙의 국가가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성을 위해 대륙별 안배 원칙이 적용된다. 한 조에 유럽은 1~2개 국가가 포함되고, 나머지 대륙은 0~1개 국가가 포함된다. 가령 아시아 국가인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 같은 조에 배정될 수 없다.
1포트 8개 국가에는 개최국 카타르를 포함, 월드컵 진출 국가 중 FIFA 랭킹 상위 7개국이 포함됐다. 카타르(51위)와 함께 벨기에(1위), 브라질(2위), 프랑스(3위), 아르헨티나(4위), 잉글랜드(5위), 스페인(7위), 포르투갈(8위)이 1포트에 배정됐다.
2포트에는 FIFA 랭킹 상위 8위부터 15위 국가가 속한다. 덴마크(9위), 네덜란드(10위), 독일(11위), 미국(13위), 스위스(14위), 크로아티아(15위), 우루과이(16위)가 2포트 국가다.
같은 방식으로 FIFA 랭킹이 낮은 8개 국가가 3포트에 배정됐다. 한국(29위)과 함께 세네갈(17위), 이란(21위), 일본(23위), 모로코(24위), 세르비아(25위), 폴란드(28위), 튀니지(36위)와 함께 3포트로 묶였다.
마지막 4포트는 아직 진출팀이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정된 국가는 카메룬(37위), 캐나다(38위), 에콰도르(44위), 사우디아라비아(53위), 가나(61위)다. 남은 세 국가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2팀과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A 승리팀이 배정된다.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는 코스타리카와 뉴질랜드전의 승자가 한 자리를, 호주와 UAE전의 승자가 페루와 겨뤄 남은 자리를 차지한다.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A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스코틀랜드전의 승자가 웨일스와 겨뤄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한다.
조추첨을 하루 앞두고도 포트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건 일정 문제 때문이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에 치러지지 못하고 일정이 연기됐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는 6월 13일과 14일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각 대륙의 지역예선이 끝나고 치러지는 일정이기에 조금 늦게 결정되는 편이긴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3달이나 연기됐다.
이와 달리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일정이 연기됐다. 우크라이나는 6월 중으로 경기를 치르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2개국의 운명을 가를 조추첨은 여러 대륙의 ‘축구 레전드’들의 손에서 이뤄진다. 전 축구선수 또는 감독 등이 추첨자로 참가한다.
한국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첨자 중 한 명은 브라질의 ‘카푸’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활동한 카푸는 브라질의 오른쪽 풀백으로 A매치에만 142경기를 출전하며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역대 최다 출장자 기록을 갖고 있는 말 그대로 전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도 브라질 대표로 대회에 나서 우승하기도 했다.
2000년대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등의 활약으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활약했던 호주의 팀 케이힐도 추첨자로 나선다.
이밖에 ‘철인’, ‘늑대사령관’ 등으로 불린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 1990년대 나이지리아의 황금기를 이끈 제이제이 오코차, 세르비아 출신으로 선수로서는 두각을 못드러냈으나 감독으로 성공한 보라 밀루티노비치, 알제리의 전 축구선수 라바 마젤, 개최국 카타르의 아델 아흐메드 말알라, 이란의 알리다에이 감독 등도 추첨자 자격을 받았다.
진행자로는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저메인 제나스, 전 미국 여자 국가대표 칼리 로이드, 영국 TV 진행자 사만다 존슨 등 3명이 참석한다.
포트 배정이 거의 완성된 만큼 조추첨을 앞두고 예상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 매체 ‘TyC 스포츠’에 따르면 FIFA는 현지시간 30일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조추첨 리허설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예비 추첨에서 한국은 1포트 아르헨티나, 2포트 스위스, 4포트 가나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예비 추첨이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들로 구성됐다.
해설 위원들은 우선 1포트에서는 어느 팀이 걸려도 상관없다고 보고 있다. 같은 아시아 지역이라 만날 수 없는 카타르를 제외하면 모두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에 크게 앞서는 만큼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SPOTV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한준희 위원은 31일 유튜브 채널 ‘원투펀치’를 통해 1포트 상대로 벨기에 혹은 아르헨티나를 꼽았다.
다만 2포트에서는 반드시 독일과 네덜란드를 피해야 한다. 한 위원은 “한지 플릭(감독)의 독일은 뢰브(감독)의 독일과 다르다”며 “결정적으로 지난 2018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게 마음에 걸린다. 독일은 한 번 당했던 팀한테 무자비하게 설욕하고 봐주지 않는 팀”이라고 우려했다. 또 SPOTV의 임형철 해설위원도 “2포트에서 독일과 네덜란드를 만나면 우리가 손해”라고 분석했다.
해당 영상에 출연한 해설 위원들은 각자 꼽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도 했다. 한 위원은 ‘벨기에(또는 아르헨티나)-미국(또는 스위스)-한국-튀니지’를 최상의 시나리오 봤다. 임 위원은 ‘벨기에(1포트)-미국(2포트)-한국(3포트)-튀니지’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예상했다.
반대로 최악의 조편성으로는 한 위원은 ‘브라질-독일-한국-웨일스’를, 임 위원은 ‘브라질-네덜란드-한국-캐나다’를 꼽았다. 공통적으로 브라질이 1포트에서 피해야 할 상대로 꼽힌 가운데 우려한 독일·네덜란드와의 조편성 등이 최악의 조편성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