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식 전 차관 “인수위에서 연락 받은 바 없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이 북한 경제전문가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 교수에게 통일부 장관직을 제의했으나 김 교수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측 핵심 관계자는 4일 "3일 오후 김 교수를 만나 새 정부의 통일부 장관직을 제안했으나 김 교수가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수위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만났다”며 “개인적으로는 나라의 중책인데 말씀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제가 맡기는 어렵다고 말씀드렸다”고 이를 확인했다. 김 교수는 “최근에 우리나라의 중요한 과제들을 융복합적으로 연구하는 국가미래전략원 업무를 맡은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그만두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나라의 일이 참 중요한데 그건 다른 분이 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실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사회주의 및 체제 이행을 연구해온 북한 경제전문가다.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반부에서 펴낸 ‘북한 경제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는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책에 대해 ‘희귀한 자료를 학문적 엄격성으로 분석한, 북한을 다루는 정책결정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시장주의 체제로 옮아간 북한의 경제위기를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스마트 제재’를 주장해왔다. 남북 대화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인수위는 김 교수가 윤 당선인이 추구하는 ‘경제안보 시대’를 이끌어 갈 적임자라는 점에서 삼고초려할 가능성도 있다. 3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임명된 한덕수 전 총리도 인수위가 삼고초려 해 영입했다.
김 교수와 함께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인수위에서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15일 내에는 내각 진용 발표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이번 주 내각 구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적어도 다음 주 이내 새 정부의 전체적인 내각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