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은 17% 감소한 66.2억 달러
건설업계의 1분기 해외건설 수주 건수는 늘었지만, 전체 수주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5일 해외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해외 공사 수주 건수는 16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34건 대비 약 23% 늘었다. 다만 수주액은 지난해 79억7594만 달러보다 17% 감소한 66억189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간 해외건설 수주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에서 벗어나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새로운 지역에서의 다변화된 수주 성과가 눈에 띄었다.
1분기 아시아 공사 수주 건수는 96건으로 전년 동기 85건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주액은 19억5454만 달러에서 49억5312만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수주액 기준 인도네시아가 21억9845만 달러로 가장 높았고 △중국 6억9821만 달러 △베트남 4억3899만 달러 △싱가포르 3억8187만 달러 △방글라데시 3억6789만 달러 등 순이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달 우리나라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건설사업 추진과 관련해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활발하게 진출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사업은 약 40조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1분기 유럽에서의 공사 수주 건수는 전년 대비 4건 줄어든 8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수주액은 12억48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다. 아프리카에서도 18건의 수주와 6181만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2배씩 늘었다.
반면 그간 해외 건설수주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에서는 성과가 부진했다. 1분기 중동 공사 수주 건수는 지난해와 같은 8건으로 집계됐지만, 수주액은 3억2069만 달러로 전년 동기(33억8993만 달러)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동 수주가 줄자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별로는 아시아 및 아프리카 시장, 부문별로는 인프라 부문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30년까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리스크는 존재한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건설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늘어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주요 원자재 생산국가 중 하나다. 이에 전쟁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비용 압박과 공급망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성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은 특히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서 인플레이션의 영향과 비용 상승 압박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요구된다”며 “사업비 분석 및 예측, 재고 관리, 공급망 관리 등 사업 전반에 걸쳐 비용 증가의 영향을 분석하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