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네 명으로 압축됐다. 이들 모두 서울대를 졸업한 사법연수원 21~23기, 검찰 특수통 출신의 50대 남성이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 당선인과 가까운 관계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55세‧사법연수원 22기),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53‧23기),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53‧23기),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54‧21기)이다.
우선, 권익환 전 지검장은 대검찰청 공안부장과 대전지검장을 지낸 뒤 서울남부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조상철 전 고검장은 대전지검장과 서울서부지검장, 수원고검장을 역임했고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바 있다.
강남일 전 고검장(53‧23기)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과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역임하고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도 거쳤다. 한찬식 전 지검장(54‧21기)은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장과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검사, 대검찰청 대변인, 수원지검장 안양지청장을 역임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모범생’, ‘엘리트’ 등의 수식어들이 이어졌다. 연수원 23기에 검찰 출신인 A 변호사는 “이들 모두 이론에 정통하고 책상에서 기획하는 데에 뛰어난 사람들”이라며 “뚝심으로 밀어 붙이는 윤 당선인과는 조금 다르지만 윗사람이 원하는 걸 잘 파악 기획을 잘 한다”고 평가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연수원 22기인 우윤근 변호사(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들 모두 한쪽에 치우치기 보다는 여야 균형이 있고 정무감이 있다”며 “특히 권익환 전 지검장은 치밀한 기획통으로 모범적인 실력을 보여줬고 무리한 수사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연수원 23기 출신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조상철‧강남일 전 고검장이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법무부장관이 될 경우 검찰의 직접수사권 강화 등 검찰 권한을 키우는 윤 당선인 공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이 뚜렷한 소신으로 부처와 검찰청을 이끌기 보다는 당선자의 뜻에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의 A 변호사는 “이들 모두 무색에 투명한 사람들로 상황에 맞춰서 변신하는 사람들로 소신껏 뭔가를 밀어붙일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며 “대신에 당선자가 편하게 일을 시킬 수 있고 이들은 모범생처럼 잘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들과 달리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들은 뉴스에도 나오지 않고 조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