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요인 '경제적 안정·건강' 손꼽아…농진청, 농어업인 복지실태 조사
농어촌 지역에 사는 노인 1인 가구 10명 중 6명은 병원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30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농어촌 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끼지만 일자리와 생활환경 탓에 도시 이주를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전국 농어촌지역 가구 약 4000곳을 대상으로 '2021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는 5년 주기로 이뤄지며, 1년 차인 2018년은 종합조사, 2~5년 차(2019~2022년)는 부문별 조사로 진행되고 있다. 2021년에는 보건의료, 사회안전망, 복지서비스, 생활 전반에 대한 심층 조사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주요 정책 대상인 만 39세 이하의 청년 가구와 증가 추세인 만 65세 이상의 노인 1인 가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의료기관까지 가는 데 평균 25.8분이 걸린다고 답했다. 이는 5년 전 조사보다 2.2분이 늘었다. 청년 가구의 74.0%는 자가용으로 의료기관까지 이동해 평균 19.4분이 걸리고, 노인 1인 가구는 59.5%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평균 33.3분이 걸린다고 답했다.
질병을 치료할 때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치료비 부담(29.9%)이 지목됐다. 조사대상별로 청년 가구는 '적합한 의료기관을 찾기가 어려운 점'(26.0%)과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요구가 높았고, 노인 1인 가구는 치료비 부담(37.6%)과 의료기관까지 이동(22.7%)을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농진청은 "노인 1인 가구의 경우 의료기관까지 이동시간이 길고 응급실 30분 이내 도착 비율도 낮아 접근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취약지역의 동거가족이 없는 노인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보건의료서비스의 확대 등 의료기관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어촌 주민의 종합 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3.4점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환경·경관(65.9점), 안전(64.6), 이웃 관계(61.0) 등의 만족도가 높았고 교육 여건(44.9), 문화 여가(43.0) 등은 낮았다. 2020년 조사와 비교해 환경·경관, 안전, 이웃과의 관계 등은 점수가 높아진 반면 복지서비스와 교육 여건, 문화·여가 여건은 점수가 낮아졌다.
현재 삶에 대한 행복감은 평균 57.5점으로 청년 가구는 62.7점, 노인 1인 가구는 50.1점이었다.
행복 요인으로 청년 가구는 가족(37.3%)과 경제적 안정(24.4%)을, 노인 1인 가구는 건강(69.0%)을 주로 꼽았다.
청년 가구는 34.1%는 5년 안에 도시로 이주할 의사가 있다고 답해 전체 응답자의 이주 희망 비율(22.6%)보다 높았다. 청년 가구는 이주를 희망하는 이유로 취업 등 직업관련 사유(8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농진청은 "청년 가구는 직업과 생활환경 때문에 도시로 이주하고 싶어 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교통·편의시설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무총리 소속 '삶의질향상위원회'에 안건으로 보고돼 농어촌 주민의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의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상남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 조사로 농어촌 주민들의 사회안전망 관련 수치가 상승했으며,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 부문에서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청년 가구, 노인 1인 가구처럼 주민별로 맞춤형 정책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복지실태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