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예람 중사는 4월 생일 전에 특검법을 볼 수 있을까

입력 2022-04-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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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법안소위서 '이중사 특검법' 재논의할듯
여야 간사, 특검 추천 방식 이견 조율 중
법안소위 속기록 살펴보니 '변협' 놓고 여야 공방
유족 "그렇게 바라던 특검…딸 명예 찾아줄게"

▲이중사 부친이 고(故) 이예람 중사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출처=이중사 유족)

'고(故) 이예람 중사 특검법'이 여야 합의에도 법사위에 상정되지 못한 채 지연되고 있다. 재심사 일정조차 정하지 않은 채 여야는 책임 공방만 주고받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철저한 진상 조사와 군내 성폭력 방지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여야가 이달 내 '이중사 특검법'을 처리할지 주목된다.

◇"이달 중순 본회의 전 재논의할 듯"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법사위는 15일 4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앞둔 현재까지 차후 법안소위 일정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4일 여야는 법사위 소위를 열어 민주당이 발의한 이중사 특검법과 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이 공동 발의한 특검법을 함께 논의했으나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 합의에도 법사위에 상정조차 못 하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일었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4당은 지난해 6월 이미 특검법안을 제출한 상태였다. 지난달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 역시 늦장 수사, 직권남용, 가혹 행위 등 수사 대상을 좀 더 넓혔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군내 성폭력 방지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인데도 여야가 추천 방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자 '늦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야는 책임 공방을 벌이기에 바빴다. 전날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중사 특검법이 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데 대해 "사건의 진상규명을 애타게 기다렸을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법안 처리가 미뤄졌다"며 "특검법 처리를 지연시키는 야당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유족과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박지현 위원장의 눈물이 정말 야당 때문인지, 아니면 민주당 스스로의 문제 때문인지는 분명하게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야당이 이중사 특검법을 발의한 지 10개월이 지나고서야 민주당이 특검법을 마련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중사 특검법에 대한) 의지와 입장은 조금의 변함이나 후퇴도 없다. 민주당은 남 탓만 하며 책임을 떠넘기기 전에 스스로 자성부터 하길 바란다"고 맞섰다.

여야는 '특검 추천 방식'과 '2차 가해'에 대한 개념 규정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여야 간사 측은 현재 진행 과정을 묻는 말에 "지난 4일 이후에도 의견을 교환하면서 견해차를 좁히고 있다"고 답했다.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민주당·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중사 특검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유 위원은 설명했다.

이르면 다음 주 여야는 법안소위를 열고 특검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도 선출되고 나면 의사일정과 안건 정리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어서다. 또 이중사 특검법 처리에 여야가 이견이 없는 데다 현재 쟁점도 순조롭게 조율되고 있다고 법사위 관계자는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내일(8일)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새 원내대표와) 의사일정을 협의한 뒤 상임위 일정도 정해질 듯하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3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4월 의사일정에 대해 "4월 14일이나 15일쯤 본회의가 있으면 쟁점 없어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법안을 처리하게 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추천 이견, 어떻게 좁혀질까

특검 추천 방식은 지난 소위에서 거론된 절충안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외부 추천을 받되 대한변호사협회(변협)으로 한정하지 말자'는 게 핵심이다. 대한변호사협회 2명, 대법원 1명, 법무부 1명으로부터 각각 추천을 받아 여야가 2명을 선정하자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

이투데이가 입수한 당시 법안소위 속기록을 살펴보면, 당시 국민의힘은 특검의 중립성을 위해 여야가 선정하기보다 외부추천기관(변협)을 통해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익단체 특성상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변협에도 빠른 추천을 우리가 요청한다고 하면 이것(특검 임명)은 빨리 진행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안으로 하는 것이 저는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더 중립적이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관들이 있는데 왜 굳이 자꾸 대한변협만 추천을 받아야 되느냐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모든 후보를 한 기관에서 추천받으면 편향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 전 의원은 "오히려 교섭단체 외에 다른 단체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단체들로부터, 변협을 포함해서 좀 더 범위를 넓히더라도 그렇게 해 가지고 하는 것이 저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협 외 다른 기관에서도 후보자를 추천받자고 합의점을 제시했다.

◇"'2차 가해' 더 명확히"…유족 "부실수사 원인 규명도"

특검 수사 대상인 '2차 가해'에 대한 개념도 구체화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이중사 성폭력 사건에 2차 가해까지 다루는 방향에 동의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4일 법안소위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2차 가해가 무엇을 뜻하는 건지 정확하게 문구로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 심사 과정에서 "이 사건이 사실은 2차 가해가 문제가 돼서 이예람 중사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2차 가해와 관련된 것들도 수사대상 범위에 명확하게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판단해서 이 부분이 추가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늦장 수사나 직권남용, 가혹 행위 등 이런 것들이 이 사건에서도 계속 문제가 발생했고 특히 시민사회단체나 유족들이 이 수사에 대해서 계속 문제 제기를 해 왔던 것들도 역시 특검에서의 수사대상 범위에 포함시켜야 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도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지난달 31일 인권위는 "(이중사 사건) 발생부대 군 검사가 부대 관계자에게 피해자의 피해 상황 및 수사내용을 보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하라"고 권고했다.

또 "피해 부사관의 국선변호인과 그의 동기 법무관들이 가입한 SNS에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눈 부분을 비롯해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압수수색 집행 전날 군사법원 직원과 통화한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중사 부친은 현재 심정을 묻는 말에 4일 열린 법사위를 앞두고 자신의 딸에게 보낸 글을 보내면서 답변을 대신해달라고 했다. 그는 "예람이와 엄마, 아빠, 오빠가 기다리는 특검이 드디어 내일모레 국회에서 결정이 될 거 같다. 셀 수 없이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조금 더 기다리자 예람! 아빠 엄마 오빠가 그렇게 바라던 특검을 통해 끝까지 지켜주고 우리 딸 명예 찾아 줄게"라고 남겼다. 끝으로 그는 27일이 이중사의 생일이라며 "바람이 있다면 딸 생일 전에 (특검법이) 통과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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