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사명 변경에 나섰다. 사명 변경을 계기로 삼아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GC녹십자지놈, 보령제약, 디엠바이오, 바이오리더스 등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사명을 선보였다. 이들 모두 단순히 기업 이름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를 보여주겠단 각오를 다졌다.
GC녹십자지놈은 정기 주총에서 신규 사명 'GC지놈'을 공개했다. 이번 사명 변경에는 임상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다지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겠단 포석이 깔렸다.
앞서 GC녹십자헬스케어가 GC지놈보다 먼저 사명에서 녹십자를 뗀 'GC케어'로 새출발했다. GC케어는 사명 변경과 함께 B2B 중심의 사업을 B2C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GC지놈은 주력 사업인 암 유전자 검사 및 인공지능(AI) 액체생검 기술 강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최초로 난소암 표적항암제 처방 대상자 선별을 위한 상동재조합결핍검사 '그린플랜 HRD'를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았으며, 딥러닝 기반의 AI를 활용한 액체생검을 개발 중이다.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보령제약은 '주식회사 보령'으로 사명을 바꿨다. 기존 CI에서 크게 간소화된 신규 CI도 공개, 이달부터 제품에 적용한다.
보령은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의약품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헬스케어 전반으로 넓히고, 글로벌 시장에 공들일 계획이다. 회사 측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더 많은 성장·투자 기회를 국내 제약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고자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디엠바이오는 '에스티젠바이오(STGEN BIO)'로 사명을 변경했다. 디엠바이오는 2015년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의 합작 법인으로 설립됐는데, 지난해 10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메이지세이카파마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배구조가 단일화됐다.
에스티젠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국내와 일본에 상용화 제품을 유통 중이다. 유럽과 미국에도 임상시험용 바이오의약품 원료 및 완제의약품을 제조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바이오시밀러 항체 2품목의 상업용 생산을 시작,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
회사 측은 "고객사의 수요를 반영한 위탁개발(CDO)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단일항체 및 재조합 단백질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 유전자 세포 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 생산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기업 바이오리더스는 '비엘(BL)'로 이름을 바꾸고, 통일된 기업 이미지를 위해 자회사들의 사명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넥스트비티는 '비엘팜텍', 네추럴에프앤피는 '비엘헬스케어', 티씨엠생명과학은 '비엘사이언스'가 됐다.
비엘은 바이오리더스의 약자인 동시에 '더 나은 삶(Better Life)'이란 의미가 담겼다. 앞으로 신약 개발과 함께 개발한 제품의 상업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비엘팜텍은 기존 건강기능식품 판매·유통에서 신약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비엘헬스케어는 식약처 인증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 3종의 OEM 사업을 강화하면서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한다. 비엘사이언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진단키트 '가인패드'의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