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5.5% 안팎’ 목표 못 미쳐
코로나 확진자, 사흘째 사상 최대 경신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정리한 중국 이코노미스트 30명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예측치 평균은 5%로 집계됐다. 전문가조차 중국 정부가 내건 올해 성장률 목표인 ‘5.5% 안팎’ 달성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 중 11명은 4%대 성장을 예상했으며, 당국의 목표 설정에 관해선 “야심 차다”, “달성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1분기 성장률은 4.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의 4% 증가를 살짝 웃돌지만, 경기 회복세는 둔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즈호은행의 호소카와 미호코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분기 반등에 의한 기저효과에 더해 코로나19 확진 사례 증가와 우크라이나 정세가 새로운 둔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망치를 종전 5.2%에서 4.9%로 낮춘 알리안츠증권의 황리양 애널리스트는 “당국의 목표치 발표 후 추가 하방 리스크가 생겼다”며 “부동산 규제를 풀면 효과가 크겠지만, 실현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달 선전과 상하이가 잇따라 도시를 봉쇄하면서 소비가 약해지고 공급망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도시로 통하는 상하이는 도시를 동부와 서부 둘로 나눠 봉쇄하고 방역에 나섰지만,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2만2995명을 기록해 사흘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상하이에서만 1만9982명이 확진돼 2만 명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상하이 누적 감염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원유를 비롯해 주요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점도 중국 경제 성장을 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국제금융공사의 장원랑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계속 높아지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커지고 중국의 생산자물가도 오른다”고 지적했다. 또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사노 테츠지 자산운용 매니저는 “대러 제재는 유럽 경기 악화라는 형태로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의 유럽연합(EU) 수출이 감소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반등을 위한 요소로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수정 여부와 가을에 있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의 금융 완화 정책을 꼽았다. 일부는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0.2%포인트 내릴 것으로도 예상했다.
다만 다이와증권의 요리시 후미 애널리스트는 “정책적인 자극은 단기적인 목표 달성과는 연관 있겠지만,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비즈니스 환경이 없다면 경제성장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