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7일 낮 12시 55분께 지하철 9호선 승강장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휠체어가 뒤집히며 굴러떨어져 숨졌다.
숨진 A씨는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마곡나루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서 내린 뒤 휠체어에 탑승한 채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섰다. 휠체어는 에스컬레이터의 가파른 경사로 인해 전도됐고, 떨어진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당시 A씨가 내린 곳을 기준으로 약 25m 거리에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전 다른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엘리베이터를 지나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엘리베이터를 놔두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승강기는 작동하던 상태”였다며 “A씨가 일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이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천향교역은 2009년 개통됐으며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민간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역은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규정에 맞게 갖추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즉각 9호선 모든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앞에 휠체어 진입을 막을 수 있도록 차단봉을 설치하기로 했다. 차단봉 설치는 현재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