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배가 내려진 가평 계곡사건 용의자 이은해가 사기 조직의 일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약 운반과 성매매, 보험사기 등 그동안 이은해 행적으로 미루어봤을 때 범죄 조직의 일원으로서 활동해온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금까지는 이은해에게만 초점을 맞춰서 수사가 이루어졌는데, 현재 드러나는 사실들로 봤을 때 남성들을 대상으로 피해를 입히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은해는 중학교 시절 성매매를 했다가 입건된 사실이 드러났고, 해외여행 가서 여행 짐을 분실했다고 신고하는 수법으로 여행자보험을 다섯 차례나 타냈다. 또 사망한 남편 윤 씨의 보험을 설계해 준 보험설계사는 중학교 시절 남자친구였다. 현재 이은해는 함께 공개수배 된 내연남 조현수와 도피 중이다.
이 교수는 이은해가 15세경 가출을 해 여러 남녀 친구들과 동거를 했고, 이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는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 여행보험도 부정 수령을 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이은해 개인에게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이은해와 관련된 친구, 공범 관계에 있던 사람 또는 동료, 이런 사람들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여러 사건 공범으로 등장한 남성 중에는 마약 전달책도 있었다.
이 교수는 “이런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렇게 상당한 기간 은둔하고 있는 게 완전히 불가능하지 만은 않을 것 같다”며 꼭 해외로 도피했다고만 볼 수 없는 건 이런 범죄는 대부분 자기 신원으로 하는 범죄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다. 대포통장이나 대포차 등 여러 공범들이 서로의 아이디를 돌려가면서 쓰는 범죄에 가담한 흔적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은해와 조현수의 동반 출몰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는, “부부관계도 아니므로 꼭 둘이 같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제 자체를 좀 더 넓게 전제하고, 이 사람들의 지인들, 공범들, 과거 공범들까지 전부 수사를 해야 지금 행적을 추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이은해와 사망한 남편을 포함해 7명이 간 물놀이에서 짝이 없는 건 조현수뿐이었다며 조현수가 조직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사람 같다고 지적했다. 7명이 함께 여행을 갔는데, 그중 하나가 피해자가 된 만큼 단순한 젊은이나 연인끼리의 여행이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