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오름세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과 커피믹스를 비롯해 편의점까지 줄줄이 커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 기상이 악화하면서 대표적인 원두인 ‘아라비카’의 선물 가격은 지난해 76% 급등해 10년 만에 최고가를 형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커피, 차 및 코코아 지수는 2월 전년대비 6.5% 치솟은 데 이어 3월에도 8.4%로 더 뛰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커피 구매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가 14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약 3년만에 평균 2.5% 상향 조정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 조정 품목은 총 43종(커피류 21종, 티&음료 5종, 디저트류 17종)으로 종별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가 4300원에서 4500원, 허니 레몬티 4900원에서 5000원, 큐브 달콤 브레드 5300원에서 5500원으로 조정되며 평균 인상률은 약 2.5% 수준이다,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지속적인 국제 원두가 인상에도 불구 가맹점의 수익성 유지를 위해 원두 원가 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가맹본부가 약 5개월간의 자체 흡수하려 노력했지만 지속적인 원두 수입 원가 증가 및 원자재 원가 상승,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가맹점 수익 유지를 위해 판매가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는 설명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두 수입 원가 상승 및 외부 경제적 변수 요인들의 증가로 인해 부득이하게 판매가 조정을 결정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앞서 1월 커피프랜차이즈 선두업체 스타벅스가 주요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에 나섰고,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 탐앤탐스 등도 가격을 올렸다. 2월에는 커피빈이 100원씩 판매가를 올린데 이어 폴바셋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커피믹스 업체들도 출고가를 인상했다. 업계 1위인 동서식품은 새해 들어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했고, 네스카페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네슬레코리아도 지난달 커피 제품 가격을 8.7% 상향 조정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제품 가격은 평균 9.5%,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실 수 있는) 컵커피 제품은 평균 7.5% 올렸다.
1000원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었던 편의점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GET커피(겟커피)는 8일부터 300원씩 가격을 높였다. 아메리카노 미디엄 사이즈는 1000원에서 1300원으로, 라지 사이즈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엑스라지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뛰었다.
이마트24의 이프레쏘 원두커피(HOT)도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비싸졌다. 아이스커피는 원두 변경 등의 문제로 기존 1500원을 유지하지만,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커피 원두 가격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 여파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다만 기계 한대 가격이 1300만 원에 달하는 스위스 제조사 유라(JURA)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이용해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GS리테일의 GS25는 당분간 커피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