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광업공단이 출범 첫해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다. 공단은 이달 초 지난해 매출액이 1조 3714억 원, 당기순이익이 2764억 원이라고 밝혔다.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통폐합해 지난해 9월 출범한 뒤 첫 경영성과다.
이 같은 흑자엔 해외 광구의 역할이 컸다.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에서 2억 1100만 달러, 꼬브레파나마 동(구리) 프로젝트에서 7500만 달러의 순이익이 났다.
애물단지가 효자가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광구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낮았다. 인풋(투자) 대비 아웃풋(수익)이 적어서다. 부실 광구라는 비난과 질타를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국제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명예를 회복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연간 니켈 평균 가격은 톤 당 2017년 1만 411달러, 2018년 1만 3122달러, 2019년 1만 3936달러, 2020년 1만 3789달러를 보인 뒤 지난해 1만 8487달러로 급등했다. 이달 첫째주 니켈 가격은 3만 3728달러로 더 올랐다. 이 기간 구리(동)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톤당 2017년 6165달러, 2018년 6523달러, 2019년 5999달러, 2020년 6180달러로 오르락내리락 했던 가격이 지난해 9317달러로 치솟았다. 최근엔 1만 352달러까지 올랐다.
광해광업공단의 작년 당기 순이익 2764억 원 중 해외 프로젝트 순이익은 1953억 원(작년 평균 환율 1144.4원 기준)에 달한다. 이는 광해광업공단의 재무제표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마다가스카르 중부에 있다. 니켈 매장량은 2억 1000만 톤으로 광해광업공단은 38.0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 3대 니켈 광산으로 코발트도 일부 생산된다. 파나마 꼴론주에 있는 꼬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의 매장량은 31억 4700만 톤으로 공단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니켈과 코발트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고, 구리는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인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공급망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자국이 가진 자원, 산업기술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몇 년 전 있었던 반도체 소재 관련 한일 무역분쟁을 비롯해 중국과 호주의 석탄 분쟁, 중국의 요소수 수출 통제 등이 그 예다.
이제 광물자원 단순한 ‘광물’을 넘어서 경제 안보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귀중한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물자원 등 원자재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중간재는 물론 최종 소비재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며 결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해외 자원개발 긍정적 측면과 필요성 등을 더 살펴야 하는 시점이다. 다행히 대통령인수위원회를 비롯해 정부부처가 해외자원 프로젝트 전략 매각의 방향을 다소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인수위에서도 공급망 차원 등 자원 개발의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보고 있다. 최근 열린 산업부 산하 해외자산관리위원회에선 광해광업공단이 소유한 15개 해외 광산 중 일부를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의결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초 해외광구 전부를 매각하겠다는 분위기가 공급망 안보 차원 등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많이 선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세계 28위인 반면 면적은 1004만 125.5㏊(10만 401㎢)로 세계 108위다. 국토가 크지 않다 보니 광물 자원의 매장량과 종류 역시 적다. 우리가 내수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처럼 자원개발 역시 해외 개척이 필요하다. 특히 광물자원은 이제 국가 경쟁력, 국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깊이 인지해야 한다.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하고 면밀한 조사와 검토 등을 통해 해외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