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4000억원에 달하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3차 입찰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지스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하면 여의도 상권에서 더현대서울과 스타필드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에 분위기를 반전시킬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1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사상 최대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 여의도 IFC의 인수전이 이지스 컨소시엄(이지스자산운용, 신세계프라퍼티, KKR)과 미래에셋 컨소시엄(미래에셋맵스리츠, 싱가포르투자청, GIC)의 2파전으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3차 입찰은 후보 2곳의 자금 조달 전략, 기관 투자자 참여 등을 통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가격이다. 여의도 IFC는 콘래드 호텔을 포함해 빌딩 4개동과 IFC몰로 이뤄져 있는데 인수가격만 4조4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부동산 매각 거래는 1차 입찰로 끝나지만,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인 만큼 적격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3차까지 입찰이 진행된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지난 해부터 연달아 대형 인수합병(M&A)에 참여한 만큼 자금여력이 추후 입찰에 최대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IFC를 인수할 경우 IFC몰 자리에 인근 더현대서울과 경쟁할 쇼핑몰을 개발해 맞대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IFC몰 자리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가, 콘래드호텔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그 자리에는 신세계 계열인 조선호텔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당초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한화 갤러리아가 참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프리미엄 이미지의 갤러리아 백화점이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갤러리아가 참여의사를 철회하며 신세계와의 입찰 경쟁은 무산됐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IFC 인수전에 참여를 검토한 것은 맞지만 시장에서 지나친 확대 해석이 이어져 내부적으로 부담이 커졌다”면서 “이에 빠르게 참여의사를 철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차 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갤러리아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미래에셋 측은 이를 대체할 유통업체나 자산관리회사를 찾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컨소시엄 주간사들이 유통업체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번 인수전에서 IFC몰이 수익성 측면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재무적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도 관건이 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IFC의 경우 오피스 매출은 사실상 큰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몰(Mall) 운용에서 수익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각 컨소시엄들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몰 운영 경험이 많은 유통업체들을 파트너로 영입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이지스 컨소시엄이 앞서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 수익원이 될 수 있는 IFC몰 운영계획이 인수 작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지스자산의 센터필드펀드 지분 25%를 매입했고 2017년에는 코엑스몰 인수 후 스타필드로 재개장한 경험이 있다”면서 “신세계가 IFC를 매수한다면 이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IFC에는 콘래드호텔도 있어 조선호텔 브랜드로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