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 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꿈틀대는 가운데, 가까운 주변 국가 보다 상대적으로 비행시간이 긴 장거리 여행지를 택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3일 G마켓과 옥션이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발표된 직후인 최근 한 달(3월11일~4월10일) 기준으로 해외여행 상품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공권 및 현지투어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 항공권의 판매는 9배 넘게(876%) 급증했고, 해외 현지투어 상품 역시 8배(781%) 이상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항공권의 판매량 변화는 미미한 것(3%)과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그간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보상 심리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미뤘던 신혼여행이나 효도여행 수요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트렌드도 코로나19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우선 먼 나라로 떠나려는 추세가 강해졌다. 실제 해외항공권 판매순위 집계결과 △캄보디아(1위) △로스엔젤레스(2위) △하와이(3위)가 빅 3로 꼽혔다. 이밖에 △방콕(5위) △밴쿠버(6위) △토론토(9위) 등이 인기 여행지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순위 10위권안에 절반이 넘는 6곳이 비행시간 6시간을 넘는 장거리 여행지인 셈이다. 코로나19 발생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는 △오사카(1위) △다낭(2위) △후쿠오카(3위) 등 가까운 주변 국가가 인기가 높았고, 판매순위 10위권에 비행시간 6시간 이상인 여행지는 방콕(5위)이 유일했다.
여행 준비가 더 철저해진 것도 특징이다. 3월 한 달간 판매된 항공권 예매의 지정 출발일을 분석한 결과 3월부터 8월까지 전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예매 후 최대 5개월까지 준비 기간을 갖고 미리 계획을 세운다는 의미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기간에는 예매 후 약 한두 달 안에 떠나는 비중이 절반(54%)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부담 없이 떠나는 즉흥여행이 많았다면, 지금은 여행지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계획적으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항공권 구매층의 변화도 눈에 띈다. 2019년 43%에 그쳤던 남성고객 비중이 올해 처음 절반(51%)을 넘어서며 여성고객을 앞질렀다.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32%에 달하며, 3년전(24%)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중년의 남성고객이 가족여행을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연 것으로도 해석 할 수 있다.
이주철 G마켓 전략사업본부 본부장은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보상심리로 이전에는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았던 여행지에 대한 인기가 높다”며 “위생과 방역 수준을 고려해 사전에 철저하게 여행을 준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도 특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