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스팩상장한 누보 FI(재무적 투자자)가 대거 액시트(차익 시현)에 나섰다.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오버행(공급 과잉)'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회사는 예상치 못한 변동성 확대와 별개로 기존에 수립한 경영 계획을 바탕으로 사업성을 키워나가겠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티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4일 누보 상장일부터 전날까지 보유하고 있던 이 회사 주식 314만8876주를 장내매도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16.78%에서 6.84%로 크게 줄었다. 약 한 달간 전체 주식 중 10%가량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누보는 비료, 유기농업자재 연구개발 및 제조,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러시아의 이라크 침공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수혜주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누보는 종가 기준으로 스팩상장 전날인 지난달 3일 1940원이던 주가가 이달 6일 4005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지난 7일에는 장중 4750원을 기록해 최고점까지 오르기도 했다.
특히 장중 급등과 상승폭 반납을 계속했는데, FI 지분 매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FI인 디티앤인베스트먼트는 거의 매일 누보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하루에 적게는 7000여 주에서 많게는 35만여 주를 팔았다.
매각 평균가를 살펴보면 해당일 종가보다 평단 매각가가 높은 '고점매도'도 다수 있었다.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대규모 차익시현 물량이 시장에 나와 주가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소액주주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단기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당일 상환을 원칙으로 하는 '미수 거래'를 했을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오버행 우려는 현재 진행이다. 전날 기준으로 디티앤인베스트먼트는 216만여 주를 보유 중이다. 디티앤인베스트먼트는 자발적으로 보유 지분의 50%를 이전상장 1개월간 보호예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직후 추가 매물이 출회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성과란 관점과 소액주주 입장에서 오버행이란 관점 모두 틀렸다고 할 수 없다"며 "소액 주주 입장에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누보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상황(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것 같다"며 "주요 주주는 보유 지분에 대해 보호예수 2년 6개월을 설정한 상태로 사업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수립한 계획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 등 건실한 사업 성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