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추진비 증가·코로나 위축 기저효과에 현금자산 감소…이익잉여금은 1조 원 돌파
롯데건설의 현금성자산이 사업추진비 지출 증가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대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이익잉여금을 늘리고 있다.
14일 롯데건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305억 원으로 전년(약 9315억 원) 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통화대용증권과 당좌예금, 보통예금 및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전환이 쉽고, 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치변동 위험이 낮은 금융상품으로 취득 당시 만기일이 3개월 이내인 것을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에 위축됐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사업추진비가 줄고, 대규모사업장 준공 수주금액 증가 덕분에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예금규모에 의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악조건 속에서도 양호한 수주 및 분양실적을 거둠과 동시에 리스크 관리 경영을 강화했지만, 출자 및 토지대 등 사업추진비 지출 증가로 현금성 자산이 감소함에 따라 실차입금 규모가 전기대비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공격적인 출자를 단행했다. 사업 관련 투자를 위해 코람코가치투자부동산제3의3호위탁관리자부동산투자회사에 240억 원을, 임대리츠 사업을 위해 엘티대한제8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290억 원을 출자했다. 이 밖에 캡스톤자산운용, 여수푸른물, 천안엔바이로, 자산운용현, 남대문칠일피에프브이 등에도 출자했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부동산 개발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출자 법인 회사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신규 부동산 개발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출자 등 사업추진비 증가로 현금성자산이 줄었지만, 이익잉여금은 늘리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1조1636억 원으로 전년(9988억 원)보다 17% 늘며 1조 원을 넘겼다.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에서 획득한 이익을 사외로 유출하지 않고 내부에 유보하는 자본이다. 국내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수익 확대로 실적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기조에 따라 유보금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건설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정부의 대출규제, 금리인상 우려 등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실제 롯데건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레미콘 가격은 작년 말 ㎥당 7만1000원으로 전년 말보다 5% 증가했고, 철근은 톤(t)당 96만6000원으로 41% 뛰었다. 주자재인 철근은 2021년 초부터 지속 상승추세로 향후 탄소중립 정책 및 수요증가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레미콘도 시멘트 단가 및 레미콘 운반비 인상에 따른 단가 상승이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영업력 강화, 사업성 개선, 판관비 절감, 기수주 및 기출자한 사업장들의 효율적 진행 관리를 통해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수 소요자금 및 차입금 상환자금을 고려해 월평균 일정 금액 이상 적정 예금을 상시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