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용 늘어나도 코로나19에 무관용 정책”
중국 정부, 63조원 세금 감면·보조금 혜택
고용 낙수효과 기대하지만, 최근 ‘실업’ 온라인 검색 증가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총 45개 도시가 부분적 또는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다. 즉 3억7000만 명이 도시 봉쇄령 영향권에 있는 셈이다. 봉쇄령이 내려진 곳은 출퇴근은 물론 생필품 구매를 위한 이동도 제한받게 된다.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펼치는 주변국과 달리 고강도 방역 정책이 지속하면서 피로도와 고용 등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경제 허브로 손꼽히는 하이난성을 방문해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무관용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무관용 방역 정책만 펼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을 중심으로 한 재정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전면 또는 부분 봉쇄령이 내려진 5개 대도시의 기업들에 3300억 위안(약 63조 원) 규모의 세금 감면과 보조금 혜택을 제공했다. 재정 지원은 일반적으로 부가가치세나 법인세를 줄여주는 형태다. 기업이 고용 유지를 증명하면 지난해 세금을 환급받는 형태의 지원도 있다. 여기에 시 주석이 추진하는 사회보장계획과 관련해 기업이 시행해야 하는 의무사항을 유예해주는 것도 지원책에 포함된다.
봉쇄령으로 경영 활동이 어려워진 기업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함으로써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원책으로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BNP파리바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재클린 룽은 “중국은 매우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을 통해 사람들의 소득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3월 중국 고용지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고용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진 상태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최근 4주간 ‘실업’에 관련한 온라인 검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가계 지원에 사각지대 범위가 크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한 중국인 근로자라면 한 달에 2000위안의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생산가능인구의 약 3분의 1 정도다. 블룸버그는 2억8000명 정도의 중국인들이 실업수당 혜택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식 근로계약 없이 도시를 오가는 이주노동자인 경우가 많다. 상하이의 한 자선단체는 “일부 노동자들은 이동 제한에 발이 묶이면서 수입이 끊겼다”면서 “먹을 것을 살 돈이 없고, 도시 외곽에 사는 경우 배급 조자 쉽게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현금성 지원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내부에서도 직접적인 대민 재정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국영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장빈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 대응과 관련해 저소득 가구를 위한 1년간의 소득 보조금을 주장하기도 했다. 베이징대 야오양 교수는 지난달 “모든 시민에 전자화폐 형태로 1000위안을 지급해야 한다”며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