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과격해진 연준 “금리 0.75%p 인상도 가능”...옐런 “기술과 행운 필요”

입력 2022-04-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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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드 “‘빅스텝’ 여러 번 실시해 올해 금리 3.5%까지 올려야”
미 천연가스 가격 13년래 최고치
“지난 80년 동안 경기침체 없이 물가 잡은 적 없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19년 6월 4일 시카고 회의에서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시카고/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이션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가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연준 고위 인사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5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물가가 41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연준이 점점 더 매파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외교협회 화상연설에서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여러 번 실시해 올해 금리를 3.5%까지 올려야 한다”며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불러드의 이날 발언은 연준의 5월 ‘빅스텝’에 무게를 실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한 연준은 3월 FOMC 회의록에서 ‘매파’ 본색을 드러냈다. 많은 위원이 5월 0.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빅스텝’과 월 950억 달러(약 116조 원) 양적긴축을 언급했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추이. 3월 11.2%.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후 미국 물가지표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 올라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도 11.2% 급등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붕괴된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되기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물가는 무섭게 치솟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장중 한때 100만BTU(열량단위)당 7.569달러를 기록, 13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불러드 총재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활용하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을 인용하며 금리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테일러 준칙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맞춰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불러드 총재는 “FOMC의 첫 번째 목표는 빠르게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3분기 중립금리를 넘어선 후 인플레이션에 추가 하방 압력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FOMC는 중립금리를 2.4%로 추산했다.

한편 불러드 총재는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와 내년 양호한 경제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실업률은 3%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경착륙 당시 GDP 성장률과 실업률 추이. 검은색: GDP 성장률/분홍색: 실업률. 회색 음영은 경기침체. 위) 1948~55년 / 아래) 1980~86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그러나 시장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0년간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낮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1950년대 연간 인플레이션이 6.4%→마이너스(-) 2.3%→8.1%→0%로 요동치는 동안 두 번의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실업률은 7%였다. 대표적 경착륙 사례인 1980년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금리를 20%까지 올렸다. 경기침체가 두 번 뒤따랐고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를 죽이지 않고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을 경계했다. 그는 “기술과 행운이 필요하다”며 까다로운 과정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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