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 모기지 금리 평균 20~60bp 인하
수요 측면 규제 완화...정책 기조 자체 변하지 않을 듯
1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채권 거래가 늘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부양 의지를 보이면서 일부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딜로직 분석 결과 올 1분기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 시장은 죽을 쒔다. 채권 발행 규모가 44억 달러로 1년 전 대비 85% 낮은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3월 중순 이후 분위기가 바꼈다. 부동산 회사 채권 거래량은 3월 초 5억8300만 달러에서 중순 7억 달러로 20%가량 증가했다.
가격도 상승했다. ICE BofA지수에 따르면 아시아달러하이일드기업지수가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15% 이상 올랐다.
중국 정부와 금융 기관들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규제완화에 나섰다. 3월 이후 중국 100개 이상 도시의 은행들이 모기지 금리를 평균 20~60bp 인하했다.
정부가 규제 완화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전체 경제를 떠받쳤던 과거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거용 주택 시장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 바닥을 쳤다”면서도 “시장이 규제 완화 효과를 느끼려면 몇 분기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정에서 벗어난 후에도 중국 주택 시장 구조가 영원히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공급 측면이 과거와 같은 형태로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업체들이 레버리지를 최대한 일으켜 빠르게 주택을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S&P는 “지금까지 정부의 규제 완화 초점은 공급이 아니라 수요 측면”이라며 “주택 구입자의 심리가 좋아져도 미분양 주택을 완성하고 부채를 상환하는 게 자금 운용의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그 배경으로 중국 당국이 당장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지만,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살기 위한 곳’이라는 정책 기조 자체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점을 꼽았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사업 추진도 정부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8월 부동산 시장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개발업체들이 막대한 부채로 주택을 과잉 공급해 거품 붕괴 우려가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개발업체들의 자금줄을 틀어쥐면서 부동산업계 1위 헝다그룹이 디폴트에 빠지기도 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중국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