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글로벌 CDMO에 신약개발도 탑재…2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목표주가도 상향 가능성
유상증자, 삼성바이오에피스 자회사 편입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 공개, 신주상장 등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말 그대로 4월 한달을 뜨겁게(?) 보내는 중입니다. 지난주 공시에서는 ‘증권발행실적보고서(15일)’, ‘합병등종료보고서(20일)’, ‘결산실적공시예고(21일)’ 등이 눈에 띕니다. 27일에도 1분기 실적 발표, 28일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상장이 예정돼 있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년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이유가 뭘까요? 유상증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25일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양사 사업보고서와 투자설명서, 감사보고서 등을 살펴봤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항체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이죠. 세포주 개발~초기 임상까지 의약품 개발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개발(CDO)사업도 한 축이기 때문에 항체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680억 원, 영업이익은 5373억 원을 올렸습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CMO 누적 수주는 69건입니다. 지난해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완제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식약처 허가를 받았죠. 이외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예방용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입니다. CMO 생산능력은 인천 송도에 1~3공장 36만리터와 임상용 생산설비 4000리터 등입니다. 2023년까지 25만6000리터 규모의 4공장을 건립하게 되면 글로벌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게 될 전망입니다.
삼성바이오의 공장증설 이유는 생산량 즉 위수탁 계약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겠죠. 실제 사업보고서에 보면 삼성바이오의 생산능력(단위 배치)은 2019년 418, 2020년 392, 2021년 455였습니다. 반면 연도별 생산실적은 2019년 174에서 2020년 237, 2021년 367로 2년만에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가동률은 2019년 41.6%에서 2020년 60.5%, 2021년 80.7%로 역시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가동률은 주요 생산설비의 실제 가동/정지시간으로 구분해 산출)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 어떤 기업일까요? 지난달 제출된 에피스 감사보고서상 2012년 2월28일 165억 원의 자본금으로 삼성바이오와 미국 바이오젠테라퓨틱스(바이오젠)가 공동 설립한 회사입니다. 작년 말 기준 자본금 1034억원이고, 지분은 삼성바이오 1034만1853주(50%+1), 바이오벤 1034만1852주(50%-1)입니다.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8470억 원, 영업이익 1927억 원입니다. 주요 사업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및 바이오신약 개발 등입니다.
다시 20일 ‘합병등 종료보고서’ 공시로 돌아가면, 바이오젠의 에피스 지분(50%-1)을 삼성바이오가 23억 달러(한화 약 2조8400억 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갑작스럽게 진행된 건 아니죠. 삼성바이오 이사회 의결과 올해 1월28일 바이오젠과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됐습니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1차 대금 10억 달러가 납부돼 자회사로 공식 편입됐죠. 삼성바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3억 달러 중 5000만 달러는 조건부 지급, 22억5000만 달러 중 10억 달러는 거래종결일(납부된 1차 대금), 8억1250만 달러는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4억3750만 달러는 거래종결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지급이라고 돼 있습니다.
이번 에피스 인수는 CDMO 사업에 신약개발을 더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본격 출사표를 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삼성바이오 측은 바이오젠과의 공동경영 체제가 단독경영으로 바뀌면서 독자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져 신규 파이프라인과 신약개발 등 중장기 성장전략을 빠르고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존림 사장은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 CDMO 사업에서 글로벌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성장세에 주목합니다.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2년 3600억 달러로 전체 제약시장 중 39.3%를 차지하며, 2026년까지 연평균 10.3%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CDMO 시장의 경우 올해 기준 143억 달러에서 2026년 203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는 CDMO 시장에서 최대 규모 생산설비와 최고 기술을 기반으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에피스의 개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약개발도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입니다.
에피스 인수와 생산설비 증설은 유상증자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대상 총 500만9000주, 신주발행가격 63만9000원으로 공모청약이 진행됐고, 청약률 100.25%에 실권주가 발생하지 않았죠. 청약은 우리사주조합 62만4414주, 신주인수증권서를 보유한 주주 430만9521주입니다. 삼성바이오는 유상증자금 세부사용 내용으로 △4공장 건설 △2단지 부지매입 △MMP(Multi-Modal Plant) 건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취득 등을 투자설명서에 담았습니다.
현재 삼성바이오 주주 구성은 18일자 공시 기준 삼성물산 43.06%, 삼성전자 31.22%입니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바이오 보유 지분은 올해 3월23일 기준 6.03%입니다(4월5일 공시 기준). 3월 제출된 사업보고서상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소액주주 주식수는 1352만9817주로 약 20.46%입니다.(기준일과 시점에 따라 주주 구성 및 비율에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에피스 인수에 이은 신주 상장과 1분기 실적 발표 등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사안입니다. 그래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22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80만1000원입니다.
키움증권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매출 4664억 원, 영업이익 1610억 원으로 전망했네요.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약간 높은 수치라면서, 매수유지(Buy) 투자의견에 목표주가는 11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도 11일 보고서에서 1분기 매출 4962억 원, 영업이익 1602억 원 등 가동률 상승과 환율 효과 영향으로 전망치보다 높게 봤습니다. 따라서 투자의견 매수(Buy)에 제시 목표주가는 115만 원입니다.
22일 기준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투자의견 매수(4.0)에 목표주가 108만4200원, 1분기 실적 영업이익은 1557억원으로 전망됐습니다. 올해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24만 원을,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1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7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에피스 인수와 관련 증권사들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해 긍정 평가합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 에피스가 연결 실적으로 반영된다. 인수로 인해 향후 내부거래 비중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2023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 루센티스 시밀러 등 에피스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에피스 인수로 2분기부터 실적이 연결로 반영돼 추후 목표주가를 조정할 예정이라며, 루센티스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가 예정돼 있어 2023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기대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