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에이링크가 소액주주 반대로 합병이 무산된 엔터미디어와 지분스왑을 통해 경영권 강화와 사옥 확보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이번 지분 스왑으로 해외 유통망 확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엔에이링크는 엔터미디어를 대상으로 21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같은 날 60억 원 규모 엔터미디어 4회차 CB(전환사채)를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상호 간 현금흐름을 상계하고 보면 디엔에이링크가 엔터미디어에 39억 원에 인수하는 모양새다. 4회차 CB 전환가액은 2606원으로 전액 전환시 230만여 주가 돼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엔터미디어 총 발행 주식은 194만 주다. 엔터미디어가 취득한 디엔에이링크 주식은 디엔에이링크가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영권 방어용이 된다.
납입일은 다음 달 16일이며 CB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청구일은 오는 6월 16일부터다.
앞서 디엔에이링크는 엔터미디어를 흡수합병하려고 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지분 20%를 모아 서면으로 의사를 표현 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고 흡수합병을 취소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432만여 주, 지분율 기준 26.36%를 모았다.
디엔에이링크는 공지를 통해 엔터미디어 인수 합병을 추진하게 된 것은 현재 사무실인 이화여대 산학협력관 임대차 계약 연장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엔터미디어 사옥은 2200평 7층 건물로, 부동산을 인수하는 것보다 주인 회사를 인수하는 편이 경제적이란 것이다.
엔터미디어가 해외에 나름의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포인트다. 디엔에이링크는 지속적으로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엔터미디어는 휴대용 반주기를 만드는 회사로 2018년까지 건실한 실적을 기록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후 3년간 큰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 판데믹 현상이 끝나가면서 매출 정상화도 기대된다는 것이 디엔에이링크 측의 설명이다.
경영진이 엔터미디어 흡수합병에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적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이종은 대표로 지분율은 4.59% 수준이다.
처음부터 지분이 적었던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서울대 수의과를 졸업하고 유전학 박사과정을 마친 이 대표가 2000년 3월 설립한 회사다. 이후 꾸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사세를 키웠다. 사세 확장과 동시에 최대주주 지분율은 점점 희석됐다. 특히 지난 2017년 이 대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불법 반대매매를 당하며 지분율이 크게 줄었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사옥 확보와 해외 유통망 확보라는 강점이 있다"며 "회사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지문도 게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