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제재’에 뜨는 친환경 섹터…재생에너지ETF 랠리 이어지나

입력 2022-04-26 13:59수정 2022-04-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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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ETF, 올 초 하락세 딛고 2월 후 '강세'
KINDEX 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 14%↑
EU, 러시아산 천연가스·석유 수입 중단 움직임
러시아 우크라 침공에 '에너지 자립' 분위기 형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앞당기는 계기 될 것"

▲한화큐셀의 저탄소 모듈이 설치된 프랑스 지앙 소재 55MW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사진=한화큐셀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운이 고조된 2월 이후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가 일제히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신재생 전환’ 속도를 가속화 시키면서 관련 상품시장도 본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섹터 종목에 투자하는 KINDEX 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운이 고조된 2월 이후 이날 오전까지 14.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고점(1만1925원) 대비 지난 1월 말(8385원)까지 29.6% 가까이 떨어진 후 반등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47% 상승한 것과도 대조된다.

다른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도 일제히 동반 상승세다.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는 2월 이후 12.26% 올랐다. 이 상품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이 담긴 ‘S&P Global Clean Energy’ 지수를 추종한다.

FnGuide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를 따르는 KODEX K-신재생에너지엑티브는 12.41%, ‘FnGuide 신재생에너지’ 지수를 따르는 TIGER Fn 신재생에너지도 11.17% 올랐다.

◇EU ‘에너지 자립’에 재생에너지 대안 부상…유가 상승도 영향

▲자료=KB증권

유럽 각국이 러시아에 의존해오던 에너지 수입 구조를 개혁하겠다고 나서면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030년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당장 올해 말까지 기존 대비 3분의 2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유럽은 천연가스의 40%, 원유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여러 난관이 예상되는 만큼 아직 수입 중지가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EU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에 대한 ‘스마트 제재(Smart Sanction)’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에너지 자립’을 위한 ‘출구전략’도 고민 중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외의 전략은 일정 부분 다른 국가에 에너지 수입을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은 천연가스 수입국 다변화, 석탄발전소 가동 등 을 모색 중이나 이는 모두 단기적 대응책”이라며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대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하고 결국 재생에너지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도 ‘신재생 전환’ 속도에 기름을 붓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화석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가격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올해 1분기 국제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95.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연평균 100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다. 휘발유 가격 급등에 전기차 운행의 효율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재생에너지 랠리 계속된다…“1분기 실적 기대감

▲자료=신한금융투자

증권가는 유럽이 재생에너지 투자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재생에너지 섹터가 다시 한번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가스 구매 시 루블화 결제 조치’로 인해 유럽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점차 구체화될 것”이라며 “유럽 각 국의 대응 조치가 좀 더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화석연료 의존 축소 정책이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7100조원 규모 2023년 예산안에서도 청정에너지 등 기후 변화 관련 지출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관련 상품에 쏠리는 매수세도 점점 더 커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최근 유럽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발표에 이어 실적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뗄감이 될 거란 분석이다.

함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기대할 요소는 연간 가이던스 상향”이라며 “화석 연료 가격 상승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 전력 가격이 오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들은 원가 상승분을 판가에 전가하기 시작해 전년 대비 마진율 개선이 기대된다”며 “추가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완화로 원가까지 하락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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