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대형 SOC 사업 예타 면제 논란…부·울·경 대표 공항 필요 반론도

입력 2022-04-26 17:30수정 2022-04-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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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화물 수요 예측치 절반 수준
정의당 "표심 노린 SOC사업 입증"
文 "부울경 물류·교통망의 핵심
동북아 8대 메가시티 도약 발판"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약 2주 남겨 놓고 13조70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가덕도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했다. 통상 임기 말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차기 정부에 넘기는 것이 관례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정이다. 일각에서는 다소 재정에 부담을 주더라도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대표 공항으로 필수 인프라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해 16년 만에 예타 면제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29일 열리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최종 결정되면 총사업비 13조7000억 원을 투입해 2025년 착공,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가덕도신공항은 현 정부 들어 경제성이 낮지만, 사업 추진의 명분이 있어 예타가 면제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 단일 기준 최대 규모다.

가덕도신공항은 2006년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남부권 신공항 건설 검토를 공식 지시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후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다시 김해공항을 확장한 김해신공항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서면서 김해신공항을 재검토하자는 의견이 대두하고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모두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면서 2021년 2월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건설에 들어가기까지 16년이 걸린 셈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경제성·여객·화물 수요도 모두 기대 이하

가덕도신공항 예타 면제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애초 부산시가 7조5000억 원이라던 비용은 13조7000억 원으로 거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 2030 엑스포를 위해 2029년 완공돼야 한다던 완공 시기도 6년이 늦은 2035년으로 제시됐다. 여객수요는 부산시의 예측치의 절반, 화물 수요는 부산시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가덕신공항의 경제성, 비용대비 편익(B/C)은 0.51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 수치가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경제성이 상당히 낮다는 의미가 된다. 이들은 경제성, 여객 및 화물 수요 등 어디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가덕도신공항 예타 면제를 정부가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의당은 대변인 브리핑에서 "가덕도신공항이 '승객과 물류가 아닌 표만 오가는 정치 공항'임을 정부 기관이 검증한 것으로, 예타 면제는 정부의 자가당착이자 무책임"이라며 예타 실시를 촉구했다.

◇균형발전과 부·울·경 대표 공항 필요성 제기

정부는 특별법 취지에 따라 경제성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김해공항이 있지만, 부·울·경 인구의 약 40%는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의 약 60%도 인천공항을 이용한다. 가덕도신공항이 생기면 이를 흡수할 수 있다. 여기에 19일 부·울·경 특별연합이 출범해 수도권에 대응하는 단일의 경제·생활권을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균형발전 모델을 만들고 있는데 가덕도신공항이 대표 공항의 역할을 맡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은 부·울·경 초광역 협력의 핵심 기반시설이자 (부·울·경 특별연합이)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도약하기 위한 물류와 교통망의 핵심"이라며 "다음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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