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부활절을 맞아 성당 미사에 참석해 안절부절 못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26일 영국 데일리메일, 미러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교회의 부활절인 24일 자정 열린 미사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미사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가 주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입술을 자주 깨물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체는 이 같은 푸틴의 모습을 두고 ‘그가 파킨슨병을 앓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파킨슨병 증상 중 구강 건조증이 있으며,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입술을 자주 깨무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21일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 점령에 성공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독려하는 자리에서 경직된 표정으로 구부정하게 앉아 앞에 놓인 테이블 모서리를 오른손으로 이상하리만큼 꽉 움켜잡은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텍사스 공대의 보디랭귀지 전문가인 에릭 뷰시 교수는 “푸틴의 다리도 상당히 가늘어 보이는데 이는 (파킨슨병에 따른) 체중·근육 감소로 고통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티안 프린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고문도 “가장 설득력 있는 진단은 그가 초기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렘린의 부인하지만 침공 이틀 만인 2월 26일부터 그가 치매로 인한 뇌질환, 로이드 분노(분노 조절 장애), 파킨슨병 등을 앓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의 부인에도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이유가 있다. 종신집권의 기반을 다져놓은 푸틴이 굳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데다, 이후에도 무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기반인 통합러시아당이 국가두마(하원) 의원 총선거에서 전체 450석 중 324석을 차지해 개헌선(300석)을 무난히 넘겼다. 사실상 ‘종신 집권’으로 가는 중요한 디딤돌을 마련한 셈으로, 2024년 임기가 끝나면 재선을 통해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변수가 없다며 말이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푸틴에 결코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은 푸틴 대통령 자신이다. 동족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입지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치더라도, 핵 카드를 꺼내 국제사회를 위협하는가 하면 군사 거점은 물론 민간인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경제가 ‘자폭’ 수준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캐나다가 세계 금융통신망 서비스인 스위프트(SWIFT)에서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추방하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러시아의 금리는 20%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17% 수준이다. 이는 전쟁 이전 금리의 2배 수준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5% 이상 위축될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푸틴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아직까지 추측에 불과하다. 다만 최근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경우 그의 정신 건강과 상관없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 경고했는데, 최근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내달 중순 나토 동시 가입 신청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모두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지키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푸틴 정부 및 러시아 국영기업의 고위직 등 이번 전쟁 결정의 배경을 잘 아는 이들은 “푸틴이 결코 전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점점 더 강경파 참모들에게 의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는 푸틴이 전쟁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핵무기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일인 5월 9일까지 승리를 선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