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래가 정지됐던 ‘KINDEX 러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이 유지된다. 다만 거래 재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8일 자사 홈페이지에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 투자자 안내’를 공지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한 일련의 러시아 경제 위기로 이 ETF 운용과 관련해 국가 위험, 장외파생상품 위험, 상장폐지 위험 등이 발생했다”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정하고 ETF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스왑(Swapㆍ정해진 시점에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기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스왑 계약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행했다. 외국인의 러시아 주식 매도가 금지되고,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거래를 중단했다. MSCI는 3월 9일부터 MSCI가 발표하는 모든 지수에서 러시아 주식가치에 0.00001달러 혹은 루블을 적용한다고 통보했다. 기초지수는 3월 8일 종가 기준 7499.76포인트에서 3월 10일 0.02포인트로 하락했고, 1좌당 순자산가치(NAV)는 같은 기간 1만1051.02원에서 158.11원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가치 하락과 러시아 관련 글로벌 금융상품의 청산 및 거래정지, 상장폐지 등의 거래 불능 상황은 스왑 계약에서 거래상대방과의 거래를 종료시키는 시장교란에 해당한다. 그러나 스왑 거래를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보다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 가능한 자산 범위 내에서 계약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존 스왑 계약의 명목금액 대비 28.8% 수준에서 계약 유지 및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에는 선물(Eurex MSCI Russia Futures)을 약 71.2%, 미국 상장 러시아 ETF(iShares MSCI Russia ETFㆍERUS)를 약 28.8% 활용했는데, 선물이 지난 3월 상장 폐지되면서 ERUS로 운용되는 잔여 범위(28.8%) 내에서 계약을 연장했다.
다만 기초지수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 해도 순자산가치(NAV)도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계약 규모가 기존보다 축소돼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기초지수가 7000포인트 수준까지 올라와도 순자산가치는 3300원 수준에 그친다.
장외파생상품(스왑) 위험과 상장폐지 위험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러시아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시장 위험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괴리율과 추적오차가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러시아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불안정한 만큼 상품 관련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더라도 MSCI가 러시아 주식에 적용하는 가격 체계(0.00001)를 원상으로 복구하지 않는다면 이 ETF의 성과는 러시아 시장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