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 측 “횡령 언론 보도 사실 확인 중”…감사보고서 재검토 여부 ‘이목’
우리금융 내부통제 부실 도마…2004년 우리카드 직원 400억 횡령 재조명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 원대 횡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기간 우리은행의 외부회계감사 의견은 모두 ‘적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기업개선부에 근무했으며 지난 2010년 우리은행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수 의사를 밝힌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을 소유한 이란 다야니 가문으로부터 578억 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계약이 파기하면서 우리은행은 이 계약금을 관리했는데 A씨가 이 돈을 빼돌린 것이다. 횡령 금액은 원금 578억 원과 이자 등을 포함해 약 615억 원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일반은행 검사국은 우리은행 현장 수사검사에 착수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외부회계감사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는데 감사 시 회계 관리 여부를 제대로 확인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안진회계법인은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다.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에 대한 언론 보도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이 횡령 기간에 해당하는 감사보고서를 재검토할지도 관심사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금융지주의 내부통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횡령 사건이 발생한 기간 중 2017년과 2018년의 내부회계관리자를 맡았다. 당시 은행장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다.
지난 2004년 우리은행에 합병된 우리카드 직원 2명이 400억 원대를 횡령한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직원들은 우리신용카드 법인 명의로 가상 계좌를 만들어 수백억 원을 횡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원 한 명이 수백억 원대를 횡령한 사건은 들어보지 못했다”라며 “은행 내부회계 관리가 소홀했다는 얘기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와 은행의 사고는 내부통제보다 단기 실적주의를 우선하는 조직문화에서 비롯된다”라며 “이번 횡령 사고는 장기간에 걸쳐 공적자금을 횡령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부실 사고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