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양’ 저스틴 민 “‘다름’ 더 많이 이야기돼야”

입력 2022-04-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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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한국인이고 저도 한국 사람처럼 보이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말도 조금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정말일까…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없으니까요. 영화에서 ‘양’이 겪는 어려움과 같은 결이에요. 아시아계로서 정체성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양’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애프터 양’에서 안드로이드 ‘양’을 연기한 한국계 배우 저스틴 민이 내한했다. 그는 28일 전주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 출연 소감을 전했다.

▲개막작 '애프터 양' 기자간담회

‘애프터 양’은 가족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던 안드로이드 양(저스틴 민)이 고장나자, 아버지 제이크(콜린 파렐)가 그를 고치기 위해 찾아다니는 여정을 다룬다. 예상하지 못했던 안드로이드 양의 기억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가족(콜린 파렐, 조디 터너 스미스, 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은 인간과 안드로이드라는 서로 다른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된다.

‘콜롬버스(2017)', ‘파친코(2021)'를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아시아에서는 전주에서 최초 공개된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애프터 양’은 가족들과 안드로이드 양이 한 몸이 되어 추는 독특한 군무 시퀀스로 초반 눈길을 끈다.

저스틴 민은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섭고 두려운 촬영이었어요. NG가 아주, 아주, 아주 많았죠”라며 웃음을 지었다.

“춤 시퀀스를 촬영하기 2주 전에 나와 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는 L.A.에서, 콜린 파렐과 조디 터너 스미스는 영국에서, 안무가는 뉴욕에서 줌으로 만났어요. 컴퓨터 앞에서 레슨을 받으려니 너무 어렵더라고요. 나중에 배우들끼리 대면해서 직접 출 때는 무척 부끄러웠는데, 그 순간을 함께하고 나니 정말 가족처럼 훨씬 유대감이 생겼어요.”

▲'애프터 양' 스틸컷 (영화특별시 SMC)

저스틴 민은 ‘애프터 양’의 중요한 테마를 ‘다양성’이라고 짚었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늘 자기 존재를 설명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애프터 양’이 말하는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다름’이라는 건 중요한 테마예요. 영화를 통해 (그런 주제의식이) 더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는 “가족에게서 필요한 존재가 됐을 때 기쁨을 느끼는” 안드로이드 양의 모습이 의미 있는 대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더 좋은 직업, 더 많은 돈… 굉장히 미국적인 개념 안에서 늘 애쓰면서 살았는데, 시나리오를 읽고 안드로이드 양의 평화와 고요함을 접한 순간 감동을 받았어요. 행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게 필요한 게 아니라,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죠. 그게 이 영화를 관통하는 것(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팬데믹을 경험한 이들에게 ‘애프터 양’이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도 했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인생의 작은 순간을 바라보라는 거예요. 안드로이드 양의 기억을 들여다보면 벽에 지는 그림자나 낙엽이 떨어지는 장면이 나와요. 우리가 자주 지나치고 잊고 있었던 걸 진지하게 생각하게 할 겁니다.”

저스틴 민 주연의 ‘애프터 양’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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