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계획안 없이 집값만 자극해선 안 돼”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선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공약이 잇따르자 일각에선 포퓰리즘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제홍 국민의힘 부평구청장 예비후보는 지역 민심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던 인천 부평구 청천동 제1113공병단(군부대) 일대 토지 개발을 화두로 꺼냈다. 제1113공병단 용지는 도심 내 군부대 이전지 중 가장 먼저 개발하는 곳이다. 유 예비후보는 이 일대 6만7000㎡의 토지에 101층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를 건립하겠다고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토양오염정화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인 데다 예비우선시행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어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 건립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방부는 제1113공병단 용지 토양오염정화작업을 진행 중으로, 내년 12월까지 작업이 예정돼 있다. 작업을 마무리하고 용지를 국방부가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면, 건물 착공 시점은 빨라야 2026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예비후보는 동서축 전철 공약과 트램(노면 전차) 도입을 발표했다. 동서축 전철 건설과 트램 도입 사업비로 이 예비후보는 각각 1조5000억 원, 2600억 원을 추산했다.
현행법상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비 300억 원 이상인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천안시의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이 공약이 통과될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석호 국민의힘 구미시장 예비후보는 낙동강변에 초대형 워터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 역시 지방의 수많은 워터파크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들면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전문가들은 이들 공약 대부분 선심성 사업이며 구체적 실행 방안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공약도 잇따르고 있다”며 “세부 계획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선심성 공약만 남발하면 시장의 기대심리를 집값을 자극하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동주택포럼 대표)는 “포퓰리즘이 아닌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공약이 나와야 예산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선심성 공약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올 수 있으므로 유권자들도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