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증시ㆍ기업 부진까지 불러온다… "하드웨어ㆍ자동차가 강세"

입력 2022-05-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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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Quantiwise, 한국투자증권)

원ㆍ달러 환율이 나날이 치솟고 있다.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 우려뿐만 아니라 코스피 하락, 국내 기업 실적 부진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지금의 환율 상승 국면에서 환율과 실적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체가 아닌 업종과 기업을 따로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2일 오후 3시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55.90)보다 보다 11.60원(0.92%) 급등한 12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 번도 들어선 적 없는 1300원 선까지 위협하는 중이다. 올해 2분기 평균은 1230원대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1분기 평균보다 높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환율 상승, 위기인가? 기회인가?' 보고서에서 가파른 환율 상승이 국내 코스피 성과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코스피 성과를 보면 원ㆍ달러 환율이 전월 대비 3% 이상 오르면 상승과 하락 비율은 같은 값을 보이나, 그 이상 상승하면 절대적으로 지수가 빠지는 게 확인된다"며 "현재 증시 분위기도 과거 통계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기업 실적 역시 환율 상승 국면에서는 개선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국내 핵심 산업과 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고 있어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이같은 믿음이 실제 현실과 상반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전체를 보면 사실과 다르다. 과거 통계상 환율이 오를 때 기업 실적이 예상과 달리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코스피 상장사가 모두 수출기업으로 분류된 것도 아닐뿐더러 각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 외화부채 등이 환율에 영향을 받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숫자를 바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처=Quantiwise, 한국투자증권)

그러면서 환율 변화에 발맞춰 업종 및 기업 주가 변화를 살펴보는 시장 대응 전략을 조언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원ㆍ달러 환율은 빈번하게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금처럼 1200원을 돌파하며 추세적으로 상승했던 적은 이제까지 6번으로 확인된다"며 "그때마다 주가 상승 탄력이 강했던 업종은 하드웨어, 통신, 음식료, 자동차 등"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하드웨어와 자동차 업종 주가에 환율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하드웨어와 자동차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 기대를 호재로 반영한 것으로, 통신과 음식료는 실적보다 환율 상승 국면에서의 방어적 특성에 집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이 이익 증가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업종은 환율 상승 국면에서 방어적 성향이 부각된다. 만약 원ㆍ달러 환율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앞에 서술된 업종에 대한 투자가 전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자동차 업종은 원ㆍ엔 환율 하락을 염두에 두고 비중 조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 약세 국면 역시 내부요인(일본 통화 정책, 매크로 환경)과 외부 요인(미국 통화정책, 인플레이션)에 의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주 내에서도 차별화 양상이 두드러질 전망이기에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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